고민덩어리 구소련 핵물질-카자흐 우라늄 계기로본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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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카자흐스탄이 보관하고 있던 우라늄을 미국으로 옮긴 사건을 계기로 舊소련권 지역의 핵 물질 관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사파이어 작전」으로 알려진 이번 우라늄 사건은 舊 소련의 해체로 핵을 물려받은 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벨로루시등이 핵 안전시설의 미비,전문가의 부족,엄청난 관리비등을 이유로 자국내 핵물질을 방치하다시피 하는 상황을 다시 상기시켜주고 있다.
이번에 미국으로 옮겨진 우라늄도 운반 책임자 알렉스 라디가 밝히고 있듯 핵무기 20개 이상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우라늄이 분석자료도 없고 방사능 유출감지기도 없는 상태에서 거의 내팽개쳐져 있었다.
카자흐스탄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은 舊 소련권 국가들의 핵안전상태에 극도로 민감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에는 현재 약 1천2백t의 무기제조급 우라늄이 있고 이외에도 수천t이상의 핵 물질이 舊 소련권 지역에 흩어져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물질에 대한 관리가 엉망이다 보니 일부 핵 물질이 제3국으로 유출되기도 하고 러시아측 공안당국에 의해 운반도중 적발되는 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은 소련의 몰락으로 어쩔 수 없이 핵을 갖게된 舊 소련의 3개 공화국에 대해 핵 물질의 안전관리체제 확립과 핵무기의 포기 혹은 러시아에의 이전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이번에 미국이 6백50만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들여 카자흐스탄에서 약 6백㎏에 이르는 우라늄을 수송해온 배경도 여기에 있는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국제원자력 기구가 관여할 수 없는 핵물질이 아직도 舊 소련국가에는 많이 널려있다.
또 이와는 달리 처리비용 부족으로 핵 폐기물질을 바다나 하천등지에 투기하는 문제들도 있다.
여기다 그나마 이들 시설들에 대한 안전관리 요원이나 장비,그리고 능력이 모두 러시아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또다른 문제다.
그러나 이러한 러시아에서도 지난 한해 모두 2만건 이상의 안전관리 위반이 있었고 78차례나 시설가동이 중단된 상황이 발생했었다고 러시아 핵 산업안전관리위원회의 유리 비슈네프스키는 밝히고 있다.
舊 소련으로부터의 독립후 경제성장과 새롭게 도약을 이룩해야할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벨로루시등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관리요원들도 부족할 뿐 아니라 핵 물질에 대한 막대한관리비용을 부담하려 하지도 않으며 경우에 따라선 암거래를 통해이를 희망하는 국가에 판매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金錫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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