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스포츠>美프로야구 송진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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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美야구사의 유명한 사건중에는 조지 브레트〈사진〉의 송진사건이라는게 있다.야구배트 손잡이의 어디까지 송진을 묻힐 수 있느냐를 놓고 게임의 승패가 뒤바뀔 뻔 했던 사건이다.사건의 발단은1983년 7월24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뉴욕양 키스와의 경기.8회까지는 뉴욕양키스가 4-3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경기가 사실상 끝났다고 생각한 9회초 투아웃에서 로열스의 3루수이자 강타자였던 조지 브레트가 타석에 들어섰다.
브레트는 구원투수 구스 고시지로부터 2점 홈런을 빼앗아 5-4로 게임을 뒤집었다.
캔자스 로열스의 덕아웃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고 동료선수들은브레트를 껴안고 맘껏 승리의 기쁨에 도취됐다.
그러나 뉴욕양키스의 빌리 마틴감독은 여유만만했다.
그는 평소 브레트가 배트 손잡이에 송진을 많이 바른다는 것을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틴은 미소를 지으면서 심판에 다가가 브레트의 야구배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송진을 너무 많이 바른 배트를 사용했기 때문에 홈런은 무효라는 주장이었다.
프로야구규칙에 따르면 배트를 꽉 잡기 위해 손잡이 46㎝까지만 송진을 바를수 있도록 규정돼있다.
그 이상 바르면 화학물질이 야구배트에 탄력을 주어 공을 멀리날릴수 있는데다 공에 이물질이 묻을 경우를 우려해 만든 규정이다. 검사 결과 브레트의 배트에는 46㎝이상에 송진이 묻어있었다.심판은 규정에 따라 홈런을 무효화시키고 양키스의 4-3승리를 선언,게임을 끝냈다.
이날 경기가 끝난뒤 로열스선수들은 심판의 판정에 발끈,아메리칸리그협회에 판정번복을 요청했다.
4일후 리 맥페일 아메리칸리그 협회장은 『규정의 취지에서 볼때 약간 더 송진을 묻힌 경우는 괜찮다』면서 심판의 판정을 번복하고 9회말경기를 속개토록했다.결국 로열스가 5-4의 점수를지켜 승리했다.
〈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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