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댓글] 유세장 확성기 때문에 미치겠어요

중앙일보

입력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입니다. 눈길 닿는 곳마다 각양각색의 현수막이 걸려있고 사람들이 모일 만한 장소에서는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유세를 벌입니다. 트로트나 대중가요를 개사한 홍보송을 부르고 율동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투표일이 가까워지면서 선거운동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런 홍보용 현수막과 확성기 소음으로 인한 시민 불편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이 싸이월드 이슈 공감 게시판에서 한바탕 댓글 토론을 벌였습니다.  

 특히 중·고등학생 네티즌들의 불만이 눈에 띕니다. 이해영군은 “독서실과 학원 앞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너무 큰 소리를 내는 바람에 공부가 잘 안 된다”고 했습니다. 최민혜양은 “학교에서 기말고사를 보고 있는데 시끄러워 미칠 지경”이라 했고 손유미양은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도서관 앞에서 시끄럽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투표권은 없지만 학기말 고사를 치르고 있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새벽부터 들려오는 확성기 소음 때문에 잠이 깬 네티즌들도 댓글을 달았습니다. 박윤정씨는 “연설로 주장만 전달하지 웬 노래를 그렇게 크게 트는지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고 이나영씨는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후보 이름 알리는 확성기 소음에 불면증에 걸릴 것 같다. 도로변에 있는 집에 사는 게 죄냐”고 했습니다. 이에 장종찬씨는 “대통령이 돼서 정치할 생각하기 전에 국민에 대한 예의부터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따끔하게 꼬집었습니다. 권준석씨는 “제일 조용한 사람을 뽑겠다”는 군요.  

 “여기는 일산. 오전 6시만 되면 시작되는 찢어지는 목소리에 대략 난감”이라는 김태훈씨의 댓글에 김서영씨는 “거리 유세는 지정 장소를 만들어서 거기서만 했으면 한다”는 동의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정희씨 외의 많은 분들이 “꼭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다소 무분별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면서 하는 시끄러운 선거운동은 법에 저촉되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고 불만을 털어놓았습니다. 불만이 댓글로 쏟아지고 있는 게시판 가운데에서 최태은씨는 “그래도 ‘예수천국 불신지옥’보다는 낫다”고 하네요.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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