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속’이 편하려면 … 배당주펀드 속을 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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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배당은 12월 주식시장의 단골손님이다. 상장사 대부분이 12월 결산법인인 터라 배당 투자에 대한 관심은 이즈음 최고로 높아진다. 마이다스에셋운용 허필석 운용본부장은 “배당주 펀드는 안정적으로 장기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적정한 투자 시기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12월, 배당주 펀드에 눈길이 더 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막상 배당주 펀드에 가입하려고 하면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막막하다. 일단 눈이 가는 건 수익률. 그러나 올해 수익률이 좋다고 무턱대고 가입해도 될까. 과거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백미러를 보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올해 잘 했다고 내년에도 잘 할까=삼성배당주장기주식의 연초 이후(5일까지) 수익률은 62.3%. 펀드를 100개라고 가정, 수익률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2등이다. 반면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주식은 같은 기간 수익률이 16%에 그친다. 100개 중 98등. 똑같이 ‘배당’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수익률 차이가 46.3%포인트나 벌어진다. 그 차이가 연초 이후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43.06%)을 웃돌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사정이 달랐다.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주식은 지난해 100개 펀드 중 8등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배당주장기주식은 43위에 그쳤다. 만약 지난해 이맘때 그해 수익률만 보고 배당주 펀드를 골랐다면 1년간 속 좀 끓여야 했을 것이다.

◆투자설명서로 정체를 파악하라=같은 배당주 펀드인데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펀드마다 운용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전략이 시장 상황과 맞는다면 우수한 성과를, 아니라면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낸다.

문제는 10자 남짓의 펀드 이름만 봐서는 운용 전략이 구분 안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반드시 투자설명서를 따져봐야 한다. 이것만 읽어도 펀드 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제2부.투자신탁의 상세정보’에서 ‘I.투자전략 및 투자위험’ 등을 꼼꼼히 읽어야 한다.

예컨대 삼성배당주장기주식의 투자설명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예상 배당수익률이 비교적 양호하고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 투자해 배당이득 및 자본이득 획득을 추구한다.” 곧 배당주 투자 이외에 배당은 별로 없지만 앞으로 많이 오를 것 같은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9월 말 현재 포트폴리오로 보면 동양제철화학을 5.36% 편입했다. 배당주 펀드 평균(0.24%)의 20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배당주 펀드보다는 성장형 펀드와 가까울 정도다. 세이고배당주식형은 고전적 의미의 배당주 펀드다. “시장 평균 배당수익률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주식”으로 투자 종목을 못 박았고 “배당주에의 투자는 60% 이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허진영 연구원은 “투자설명서를 읽고 자신의 투자 성향과 맞는 배당주 펀드에 가입하라”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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