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국제선 와도 못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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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제공항인 무안공항이 출입국과 세관 업무를 처리할 인력이 없어 외국 항공사의 신규 취항 수요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외국 항공사는 취항 계획을 취소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공항 운영 인력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내년 6월 예정이던 개항 시기를 지난달 8일로 앞당기면서 생긴 일이다.

광주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5일 "직원 20명이 2개 조로 나눠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을 오가며 출입국 관리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며 "무안공항에 새로 인력이 배치돼야 하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안공항에 상주하는 출입국관리소 직원과 세관 직원이 없다. 그래서 국제선 출발.도착 때에 맞춰 광주공항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왕복 2시간 걸리는 무안공항으로 출장을 가는 것이다.

건교부는 내년 6월 무안공항을 열고, 광주공항의 국제선 운항을 없앨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8일 무안공항을 개항하면서 광주공항의 국제선 취항은 내년 6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무안공항에서는 하루에 김포~무안 국내선(아시아나항공) 1편과 무안~상하이 국제선(동방항공) 1편이 운항 중이다. 광주공항에서도 대한항공(수.토), 아시아나항공(화.금)이 각각 상하이와 베이징을 오가고 있다.

광주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무안공항의 국제선과 광주공항의 국제선 출발.도착 시간이 달라 직원들이 출장을 가서 출입국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며 "같은 시간대에 양쪽 공항에 비행기가 출발.도착하면 한쪽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교부는 무안공항에 취항하려는 항공사의 일정이 광주공항 국제선과 겹치면 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다. 내년 1월에 무안과 중국 하이난을 오가려던 중국계 항공사는 허가가 나지 않자 취항을 취소했다. 무안에 새로 취항하려던 2, 3개 외국계 저가 항공사도 취항을 취소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건교부 국제항공팀장은 "취항을 원하는 항공사들의 불편이 없도록 관계 기관에 조속한 인력 증원을 요청하겠다"고 해명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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