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호의 Winning Golf <30> 이것도 걸리고 저것도 걸릴 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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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 17면

“그래, 역시 나는 아이언샷이 문제야. 아니, 드라이브샷도….”

어떻게, 지난 한 주 동안 ‘내 골프의 체질 개선 플랜’을 한번쯤 짜보셨는지. 혼자서 곰곰 자신의 단점을 짚어가다 보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 골프다. 이것도 걸리고 저것도 걸리고 도대체 안 걸리는 것이 없다.

지난주에 이어서 ‘최경주식 골프 체질 개선’의 세부 사항을 한번 살펴보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골프의 본질인 ‘거리와 정확성’의 문제다. 이 두 가지 요소를 갖추면 스코어를 줄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최경주(사진)가 PGA투어에 진출하기 전인 1999년 그의 평균 드라이브샷의 거리는 265.5야드였다. PGA투어에서 생존경쟁을 하기에는 너무 짧았다. 그러나 2001년 시즌에는 평균 280야드대로 끌어올렸고, 2003년 시즌에는 평균 294.7야드를 기록하며 장타자 반열에 올랐다. 그의 공식 최장 드라이브샷 기록은 2005년 브리티시오픈 때 기록한 328.8야드다.

그는 “전체적인 드라이브샷의 거리는 큰 차이를 못 느끼지만 볼이 캐리(Carry)로 날아가는 거리에서 ‘5야드 내지 10야드’는 결과적으로 많은 차이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그는 ‘캐리의 5야드 내지 10야드’의 거리를 늘리기 위해 2~3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최대 관심사항은 바로 ‘스윙 스피드 증가’였다. 그는 “중요한 것은 스윙을 얼마나 단순하게 하면서도 몸의 균형성을 유지한 채 빠르게 회전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거리의 실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경주는 백스윙 톱에서 클럽을 번쩍 들어올리는 ‘덜컹 스윙’을 교정하기 위해 오랜 시간 많은 공을 들였다. 물론 20년 가까이 굳어진 습관을 한 번에 뜯어고치기는 어려웠다.

최경주 골프에서 또 주목할 것은 바로 샌드웨지의 벙커 샷이다. ‘거리’가 드라이브샷을 의미한다면 샌드웨지 샷은 ‘정확성’일 것이다. 올 시즌 그의 샌드 세이브율은 58.39%로 랭킹 10위다. 특히 벙커 샷 때 핀 공략의 평균 근접거리는 2.2m로 PGA투어 선수 중 4위에 올라 있다.

이는 샌드 세이브율 52%(67위)에, 평균 근접거리가 2.7m(48위)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보다 훨씬 우수한 것이다. 벙커 샷이 뛰어나다는 것은 그만큼 웨지 클럽을 잘 다룰 수 있는 기량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 교습가의 얘기처럼 ‘뛰어난 웨지 샷을 갖춘다는 것은 바다에서 표류할 때를 대비해 구명복을 마련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경주의 거리 증가와 샌드 세이브율에 대해 설명하는 이유는 두 클럽의 능력 향상이 주말골퍼들에게 너무도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 겨울 시즌에 스윙을 교정하려 한다면 샌드웨지와 드라이버가 우선이다. 간결한 동작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샌드웨지 등 작은 클럽이 좋고, 그 스윙 구조에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운동량이 큰 드라이브샷을 근육에 입혀놓게 되면 금상첨화다. 당분간 한 주에 세 번, 한 번에 두 시간씩 드라이버와 웨지 샷만 연습해보자. 당신의 골프가 확 달라질 것이다. <브리즈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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