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닭 가공업체 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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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으로 닭고기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국내 3위의 닭가공업체인 체리부로가 부도를 내고 화의를 신청했다. 조류독감 여파로 닭가공업체가 부도를 낸 것은 지난해 말 화인코리아 이후 두번째다.

체리부로는 15일 "조류독감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고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권에서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아 지난 10일 부도를 낸 뒤 청주지법에 화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1991년 설립된 체리부로는 하림.마니커와 함께 국내 3대 닭가공 업체로 꼽히는 회사다. '델리퀸' 등의 브랜드가 있으며 '처갓집 양념통닭' 프랜차이즈 사업도 하고 있다. 임직원 3백60명에 지난해 매출은 1천2백억원이었으며, 계열 사육농가 2백50곳을 확보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최근 체리부로가 사업을 많이 확장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진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류독감으로 닭고기 매출이 줄어들면서 부도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체리부로 김인식 회장은 "하루 2억~2억5천만원이던 매출이 조류독감 이후 5천만원 미만으로 뚝 떨어져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며 "그러나 공장은 가동되고 있고 계열 농가.협력업체들도 정상 운영되고 있는 만큼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닭.오리 유관업계는 소비 기피 현상이 앞으로 2개월 이상 지속되면 업계 줄도산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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