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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올림픽·2002 월드컵·2012 엑스포 … 현대 3부자 '유치 3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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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현대가(家) 삼부자가 세계적인 국제행사 유치에 '3관왕'을 달성했다.

고 정주영(사진(上))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정몽준((下))의원이 2002년 월드컵 유치에 결정적 공헌을 했다. 이어 정몽구((中))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큰 활약을 한 2012년 세계엑스포의 여수 개최가 27일 확정됐다.

정몽구 회장은 고 정 명예회장의 장자이며, 정몽준 의원은 정 명예회장의 여섯째 아들이다. 현대가는 '민간 외교의 강자'라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고 정 명예회장은 88 서울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붙여 일본 나고야로 기울던 상황을 뒤집어 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다. 서울의 승리는 81년 개최지 확정 회의가 열렸던 독일의 지명을 따 '바덴바덴의 기적'으로 불렸다.

정몽준 의원은 1996년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한.일 월드컵 유치를 이끌어 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으로서 쌓은 다양한 인맥을 활용해 월드컵 공동 개최를 이뤘다.

정몽구 회장은 99년에 2010년 여수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아 총력전을 펼쳤지만 중국 상하이(上海)에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 명예 유치위원장으로 그룹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유치전에 다시 나섰다. 4월부터 6개월여 동안 여섯 번의 출장길에 올라 지구를 세 바퀴나 도는 강행군을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정 회장을 중심으로 엑스포 비상체제로 전환해 유치 활동에 그룹 차원의 힘을 쏟았다.

정 회장은 회사 내 회의에서도 경영 안건에 앞서 엑스포를 먼저 챙기는 등 여수 유치에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귀국한 정 회장은 "엑스포 유치는 정부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성과가 매우 좋았고 현대.기아차그룹도 미력을 보탤 수 있어 보람이 있었다"며 "앞으로 행사가 잘 진행되도록 계속 돕겠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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