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투자자는 '특검'을 물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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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테크 포럼’에 참석한 300여 명의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가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IR팀장)은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테크 포럼'에서 쏟아지는 투자자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삼성 비자금 특검을 앞두고 있지만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겠다는 회사 방침에 따라 예정대로 기관투자가.애널리스트.IT 전문가 등 300여 명을 초청했다. 이 포럼은 삼성전자의 사업현황을 설명하고 시장 전망에 대해 견해를 나누는 자리다. 주 부사장은 "5년 뒤 매출은 1500억 달러, 이익은 2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이런 발표에 귀 기울이는 청중은 많지 않았다.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은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에 쏠렸다. 참석자들은 "특검이 진행되면 삼성전자의 경영 차질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우려하기도 했다.

주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4분기에도 3분기 못지않은 실적을 낼 것이고, 내년에는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급증해 전 부문의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한 외국인 참석자는 비자금 수사가 경영에 미칠 영향을 질문했다. 이에 주 부사장은 "근거 없는 억측과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 개인의 주장 때문에 전체 그룹이 흔들리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대답했다. 다음은 투자자들과 주 부사장의 주요 일문일답.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제대로 할 수 있나.

"이맘때쯤 투자 등에 대해 발표를 해야 하는데 여러 문제에 신경쓰다 보니 늦어지는 부분이 있다. 외부적인 영향 때문에 중요한 투자를 미루는 일은 없다. 그러나 올해보다 많이 늘리지는 않을 것이다."

-삼성이 잘하는지는 알지만 투자자들이 동요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사업적으로 할 일을 하고 있고, 투자자도 이에 만족하는 편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여러 상황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묻는 등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주식을 팔려는 움직임이 있나.

"아직까지 큰 움직임은 없다."

-투명성을 더 높이기 위한 대책은.

"제가 홍콩에 가서 여러 번 투명경영상을 받기도 할 정도로 회사의 투명성에는 문제가 없다. 최근 일련의 사태에 삼성은 부끄러울 것이 없고 떳떳하다. 결국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 삼성전자가 수익을 나눠주는 방법으로 다른 계열사 분식회계를 메웠다는 의혹이 있다.

"(그룹 경영에서) 강한 기업이 약한 기업을 지원해주는 것을 우려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삼성이)그렇다면 큰일이다. 그런 것은 꿈에도 생각지 않고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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