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거머리 상어' 못말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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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에 물려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었다. 루크 트레소글라비치(22)는 지난 11일 호주 시드니 북부 뉴캐슬 인근 케이브스 비치에서 친구들과 스노클링을 즐기던 중 길이 60cm 크기의 상어에 왼쪽 무릎 아래를 물렸다.

아무리 떼어내려 해도 상어가 다리를 놓지 않자 트레소글라비치는 물린 채 3백m를 헤엄쳐 뭍으로 나와 자동차를 손수 운전하고 해상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했다.

일명 이사벨복상어로 불리는 이 상어는 3m까지 자라는데, 예리한 이빨과 매우 포악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구조대원들은 고통에 울부짖는 이 청년에게 달려들어 상어를 떼어내려 했으나, 상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트레소글라비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상이 심해질 것을 우려한 대원들이 물을 뿌리며 성난 상어를 달래자 서서히 상어가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구조대원 마이클 존스는 "누구의 도움 없이 바다에서 헤엄쳐 나와 구조를 요청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물린 다리에는 대바늘로 찌른 듯한 구멍 70개가 남았으나, 트레소글라비치는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문제의 상어는 20분 뒤 죽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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