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상>쌀의 경제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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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인류가 가장 많이 먹는 곡식」하면 먼저 밀이 떠오른다.
작년 세계 밀생산량은 5억6천만t이었다.그러나 그중 20%는가축용 사료였다.옥수수 역시 5억3천만t이 생산됐지만 65%는사람 아닌 동물들이 먹어치웠다.
쌀은 89개국에서 5억2천만t이 생산됐다.그러나 거의 전부가인간의 식량이었다.「세계 제일의 양곡은 쌀」이라는 결론이 여기에서 나온다.
쌀은 세계인구의 절반인 27억 아시아인들의 주식(主食)이다.
하루 영양분의 25%내지 80%를 쌀에서 섭취한다.생산량의 90%이상이 산지에서 소비된다.중국이 세계총생산의 3분의1을,인도가 5분의1을 먹어치운다.
국제적으로 교역이 이뤄지는 쌀은 전체 생산의 4%에 불과하다.태국이 연간 4백50만t으로 최대 수출국이고 미국이 2백20만t으로 2위,89년부터 수출에 나선 베트남이 다음이다.
미국에서 연간 생산되는 7백만t중 10%는 맥주 만드는데 쓰인다.맥주보리와 섞으면 보다 색깔이 연해지고 산뜻한 맛을 낸다.버드와이저 맥주의 「버드라이트」는 이 맛이다.
아시아 주산지에서 쌀은 「하늘이 주신 양식」으로까지 신성시 된다.지금도 40%가 「하늘이 내려주시는 비」에 목을 걸고있는천수답이다.생존의 길은 자급자족,곧 「식량안보」다.
문제는 생산이 계속 인구증가를 따르지 못하는 데 있다.마닐라에 본부를 둔 국제쌀연구소(IRRI)는 이 재앙을 예방하기 위해 설립됐다.다수확 신품종개발로 67년부터 92년까지 25년사이 세계 쌀생산은 두배 늘었다.이른바 녹색혁명이다 .
그러나 계속 늘고 있는 인구를 먹여 살리려면 쌀 생산은 앞으로 25년동안 지금보다 70%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한다.80년이후 쌀 재배면적은 제자리 걸음이다.전체 논의 10%는 이미퇴화과정에 들어섰다.쌀1㎏ 생산에 평균 2천ℓ의 물이 소요된다. 또 한단계 기술과 인지(人智)의 도약이 절실한 시점이다.23일 발표된 IRRI의 새품종 「슈퍼 쌀」은 현재보다 수확량을25% 늘릴 수 있는 「새세대 쌀」로 불린다.나라별 입맛과 병충해 적응등 실용화에는 5년이 걸릴 전망이다.
신품종개발 못지않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의 상품으로 쌀의 생산을 촉진시킬수 있는 항구적 여건조성이다.경지정리와 수리안전,생산의 기계화,가격의 시장기능회복등도 이에 포함된다.「쌀의 정치」를 넘어 「글로벌 곡식」으로서의 「쌀의 경제학」 이다.
〈本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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