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마운드에 세울 것인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아시아 지역 예선을 일주일 앞둔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가 시름에 잠겨 있다. 대만전(12월 1일)과 일본전(2일)에 내세울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뻔히 보이는 ‘액면’=대만과 일본전 선발로 거론되는 투수는 박찬호와 류제국·류현진 세 명이다. 일본전 선발로 박찬호와 류현진이 거론되고 있지만 일본 좌타자들에게 강점을 가진 좌완 류현진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일본과 대만이 모를 리 없다. 류현진은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일본전 선발로 나서 2와3분의1이닝 동안 6피안타 볼넷 4개를 허용하며 5실점했다. 박찬호는 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맹활약했지만 그만큼 많이 노출됐다.
◆누굴 믿나=선 코치는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대만전 선발로 내보내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하지만 셋 다 믿고 맡길 만큼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류제국은 23일까지 세 차례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이닝 9실점, 7.3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중간계투로 세 번 나서 8과3분의1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하지만 선발 등판해 처음 투구 수 50개를 넘긴(62개) 20일엔 홈런 2방 포함, 5피안타·4실점해 아직 컨디션이 완전치 않음을 나타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막판 왼쪽 삼두근 부상을 입었던 류현진은 18일 한 차례 등판해 4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평가였다.
류현진은 24일 마지막 연습경기에 나서 컨디션을 점검한다. 80개 정도의 공을 던질 예정이다.
◆결국은 누가=류현진이 연습경기에서 코칭스태프를 어느 정도 만족시킨다면 대만·일본전 중 한 경기 선발을 맡을 것이다. 일단 일본전 선발이 예상되지만 박찬호·류제국이 계속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류현진이 대만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소한 첫 경기인 대만전을 이겨야 뒷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 싸움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제국이 남은 기간 희망을 보여준다면 대만전 선발로 나서고 박찬호가 조커로 대기할 수도 있다.
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