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꿈 우리가 이룰께 …" 참사 이미영양에 명예졸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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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낮12시 대구시 남구 대명동 경북예술고등학교 졸업식장. 식장 한켠에 앉아 있던 한 학부모가 "고(故) 이미영 학생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겠다"라는 사회자의 말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대구 지하철참사때 희생된 당시 2학년 이미영(당시 17.피아노전공)양의 부모였다.

미영양의 어머니 박남희(45)씨는 묵념하는 동안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아버지 이우석(48.농업.칠곡군 지천면)씨가 박씨의 손을 꼭 잡았다. 졸업장 수여가 끝나고 박씨가 명예졸업장을 받으러 연단으로 올랐다. 학생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박씨와 이씨는 딸의 명예졸업장을 품에 안고 또 한번 흐느꼈다.

미영양 부모는 지난해 11월 딸이 다니던 학교에 그랜드피아노 1대를 기증했다.

박씨는 "미영이의 꿈을 동료.후배들이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영양은 오남매 중 맏딸. 유독히 언니를 좋아했던 넷째 딸 효주(10.왜관초4)양은 언니 꿈을 대신 이루겠다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글.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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