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먼데이 뉴욕주가 대폭락-국내증시 어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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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87년 10월19일 뉴욕증시의 대폭락은 도쿄(東京)와 홍콩등주요국 증시의 동시폭락을 초래했으나 국내 증시(證市)는 별다른반응을 보이지 않았다.한국 주식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그 이튿날인 10월20일 하루만 12.23포인트 내려 5백4.38을 기록했을 뿐 오히려 상승행진을 계속했다.다만 11월들어서는 주가가 약세를 보였으나 뉴욕증시의 영향이었다기 보다는 당시 주가가횡보(橫步)상태로 조정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국내증시가 동경이나 홍콩과는 달리 동조화(同調化)현상을 보이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일본과 홍콩등은 증시와 외환시장이 개방돼 있었던데 비해 당시의 국내증시는 단단한 빗장이 걸려있었다는 점이 꼽힌다.
지금의 국내증시 상황은 87년 당시와는 물론 다르다.92년부터 시작된 증시개방으로 현재 종목당 외국인 투자한도가 10%로열려있고 오는12월1일부터는 12%로,내년중에는 최소한 15%로 계속 확대된다.여기에다 내년부터는 주가변동폭 과 환율변동폭도 확대된다.개방이 되는 만큼 국내증시가 해외변수에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게 된다.
그렇지만 현시점에서는 뉴욕증시의 요동이 국내증시에 커다란 변수는 되지 못하리란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내증시는 무엇보다도 지난 5년간의 침체상황을 딛고 경기활황과 금리의 안정을 바탕으로 대세상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상대적으로 안정된 물가수준도 증시활황을 뒷받침하고 있다.미국이 금리상승으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다소 흔들리고 있는 것과 여건은상당히 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뉴욕증시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경우 국내증시에 참여하고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대응이 관심이다.
이에 대해 강창희(姜敞熙)대우증권이사는『외국인에 대한 투자한도 제한으로 그들이 아직도 국내에서 사고싶은 만큼 사지를 못해생긴 현상이 장외시장 프리미엄』이라며『뉴욕에 무슨 일이 생기면우선 프리미엄부터 떨어지고 그것이 제로가 될때 까지는 매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동남아 다른 나라보다 훨씬 적을 것이란 얘기다.
최성호(崔聖鎬)쌍용증권국제부과장도『한미 양국의 금리차가 여전해 국내에 유입된 해외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적고 금년 들어선 對동남아 투자 가운데서 한국과 대만에 대한 투자비중이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許政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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