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먼데이 뉴욕주가 대폭락-그때와 지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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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1929년에도,그후 1987년에도 주가는 어느날「갑자기」급락했다.그리고 난후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 싶게 모두 잊고주가는 다시 상승행진을 계속한다.그러나 주가 급락의 청천벽력에는 그에 앞서 구름과 비등 조짐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 맑은 하늘같은 주가상승의 행진속에 87년10월19일의「검은 월요일」7주년을 맞아 국제금융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가 급락설의 이유와 함께 세계와 한국의 향후 주가 전망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註] 「검은 월요일」7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세계 주가에는 그때의 어두운「폭락」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관심의 초점인 뉴욕증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오름세를타고 있지만 외신은 지난달부터 87년 대폭락때와 물가상승.국제금리 상승세등 경제.금융여건이 비슷하게 돌아간다고 잇따라 타전하고 있는데다 클린턴 정부에의 불신위기,11월 선거에서의 민주당의 패배 가능성등까지 들어 주가하락 불안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7년전처럼 다시 곤두박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으시시한 전망을 곁들이고 있는 것이다.물론 여기에는 인플레율이 낮은 것으로알려지는등 최근 주가 움직임으로 봐서 어디까지나 기우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검은 월요일 당시와 비슷한 여건으로 지적되는 것은▲국제알루미늄값이 4년만에 최고치를 보이는데다 납과 니켈이 올 최고치,금값이 1년여만에 최고치 수준에 있는등 원자재 값이 강세를보이고 있고▲미국 금리가 7.81%로 2년여만 의 최고수준에 있는데다▲미국의 대폭적인 무역적자등을 들고 있다.
87년 10월 주가 폭락 전후 금리는 오름세,무역적자는 증가추세,금값은 상승일로였다.
증권시장 여건도 주가 수익률은 현재 20배로 검은 월요일 당시(22배)와 별 차이가 없다.
특히 채권과 주식의 가격차를 가늠하는「채권-주식 비율」(Bond Equity Ratios)이 3.0을 밑돌아 87년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지난해 채권투자에 적극 나선 미국 은행들이올들어 경기 회복에 따른 자금 수요 때문에「팔자 」로 전환했기때문이다.
보통 3.5이상을 유지해온 이 비율이 3을 밑돈다는 것은 달리 말해 채권값이 너무 낮거나 아니면 주가가 너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채권값이 앞으로 오르거나 아니면 주가가 급락할 것임을시사한다.주가수준을 보면 미국 주가(다우존스 공업평균)는 93년 13.7%나 올랐으나 올들어는 상승폭이 둔화,작년말대비 4.17% 오른데 불과하다.게다가 지난 9월말에는 4일간 연속 1백포인트나 급락,또다른 검은 월요일의 우려를 확산시키기도 했다. 일본과 대만의 주가도 올해 상승폭은 전년과 비교,둔화됐으며 영국(△6.58%),독일(△7.1%),프랑스 (△14.96%)는 전년 상승과 달리 올들어서는 주가가 하락했다.
이런 경제.금융여건외에도 이마이(今井)일채은(日債銀)투자고문전무는『미국의 역사상 장기금리는「대통령 인기지수」』라며『클린턴처럼 대통령 인기가 떨어질 경우 장기금리가 올라 결국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고『그러나 세계주가 는 시차를 두고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권사인 샐로먼 브러더즈사의 증권분석가인 데이비드 슐만씨는『높은수준의 금리등으로 87년과 유사하게 주가가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제임스 카펠사의 수석 경제학자인 케이드 스케오크씨는『채권 수익률이 안정되면 주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으며 SG워버그사의 게일 두닥씨는『연말까지 미국 주가는 현재 3천9백포인트수준에서 연말까지 4천2백포인트로 오를 것 』이라고 밝게 전망했다.
지난주 미국의 인플레가 수그러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단 미국 주가는 3천8백포인트대에서 3천9백대로 올랐다.
주가가 어디로 갈지 주목되지만 다만 90년대초 금리인하와 풍부한 자금은 주가 상승이 영원히 계속될 것으로 정치인.예측가.
시장관계자들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李商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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