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에 20년만에 경찰 진입, 왜?

중앙일보

입력

경찰이 대학 캠퍼스에 진입했다. 21일 밤 대구 산격동 경북대 캠퍼스에 출현한 경찰들이 3색 경광들을 번쩍이며 교정 구석구석을 살폈다. 대학 캠퍼스에 경찰이 출현한 것은 군사 정권 종식 이후 20년만에 처음이다.

경찰의 ‘캠퍼스 진입’은 시위 주모자 색출 등 불손한 동기 때문이 아니다. 16일 경북대 캠퍼스에서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귀가하던 이 학교 여학생(23)에게 괴한이 접근해 흉기를 휘두르고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번 캠퍼스 순찰을 앞두고 무척 망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전 사복 경찰이 캠퍼스에 상주하면서 시위 주모자들을 색출해 체포하는 등 좋지 않은 기억이 학생 사회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직후 현장 확인을 위해 대구 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학교를 방문하자 경찰 차량을 목격한 학생들이 경찰의 ‘학교 진입’의 목적을 따지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교문이 24시간 열려 있고 관리 인력이 부족한 대학 캠퍼스는 인적이 끊이근 밤만 되면 곧바로 치안사각지대로 돌변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이 자치 방범대를 운영하는 대학도 있지만 넓은 캠퍼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구 경찰이 밤마다 캠퍼스 순찰을 돌게 된 것은 경북대 총학생회가 직접 경찰에 학내 순찰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다른 대학에서도 요청을 해올 경우 정기적인 방법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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