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門두드리는 北歐3國-최성애전문기자 핀란드국민투표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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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스칸디나비아반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유럽통합열차에 스웨덴.
노르웨이.핀란드 등 북구(北歐)3국 국민들은 과연 주저없이 몸을 실을 것인가.16일 실시될 핀란드 국민투표는 그 시금석으로지적되고 있다.
유럽연합(EU)가입협정의 승인 여부를 놓고 실시되는 이번 국민투표에서 투표참가자의 50% 이상이 탑승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핀란드는 북구 3국중 최초의 EU열차 탑승객으로 결정되면서 다음달로 예정된 스웨덴(13일)과 노르웨 이(28일)의 국민투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핀란드가 EU 가입을 적극 추진하고 나선 것은 지난 2월 서진(西進)정책을 추진하는 마르티 아흐티사리 대통령체제가 출범하면서부터 소련붕괴로 인한 유럽정치기류의 변화와 함께 전통적 무역파트너였던 러시아와의 교역이 난관에 부닥친데 따 른 것이다.
총수출의 40%를 차지하던 對러시아 수출이 최근 들어 급속히줄어든 반면 對EU 교역은 급신장세를 보여 현재 전체 교역량의3분의 2,수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최악의 경기침체와 20%라는 유례없는 실업난을 겪고 있는 핀란드가 유럽통합에 동참하는 길만이 경제 회생으로 가는 유일한 출구라는 결론에 이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국민투표를 앞두고 실시된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4~48%가 찬성의사를 보인 반면 26~28%가 반대의사를 표명한것으로 나타나,약 30%에 달하는 부동표를 감안하더라도 통과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녹색당 .농업당.공산당 등 반대진영은 공해산업의 유입,자국(自國)농업의 몰락,문화적 정체성의 위기 등을 내세우며 반대운동에 열을 올려 왔으나,유럽통합이라는 시대적 대세와 당장의 경제적 이해(利害)에 밀려큰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스웨덴의 경우 찬반양론이 팽팽하고 노르웨이는 반대의견이 오히려 앞서 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핀란드가 앞장서 EU열차 탑승을 결정하고 나올 경우 분위기는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지난 6월 국민투표를 통해 EU 가 입을 결정한오스트리아에 이어 북구 3국 모두 가입협정을 통과시킬 경우,내년 1월1일부터 EU회원국은 현재 12개국에서 16개국으로 늘면서 인구 3억7천만명에 세계교역량의 40%를 차지하는 세계최대의 경제블록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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