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賻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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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부(賻)는 패(貝)와 부()의 합성자다.여기서 패(貝)가 「돈」「재물」을 뜻한다는 것은 이제 다 알 것이다.부()는 뜻과발음에서 부(扶)와 같으므로 「돕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그러니까 돈이나 재물로 남을 돕는 것이 부(賻)다.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 부(傅.스승)다.
의(儀)는 사람()을 올바르게(義)만들어주는 것으로「법도」나「예의」를 말한다.사람이 예의(禮儀)가 없다면 원숭이와 다를 바 없다.
그러니까 부의(賻儀)란「돈이나 재물로 남을 돕는 예의의 하나」라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현재 회갑연이나 결혼식.돌잔치 등에서 성의를 표하는것이라든지,더 나아가 불우이웃돕기나 장학금을 내는 것도 다 부의(賻儀)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큰일 날 소리다.부(賻)는 돈으로 돕되 죽은 자를 돕는 것을 말하며 산 사람을 돕는 것은증(贈)이라고 했다.증여(贈與).기증(寄贈).증정(贈呈)이 그렇다. 부의(賻儀)의 유래는 오래다.공자가 위(衛)나라를 지날때의 일이다.마침 상을 당한 자가 있어 문상을 한 다음 제자 자공(子貢)을 시켜 타고 가던 수레의 말 한필을 풀어 부의(賻儀)를 하도록 했다.
부(賻)든 증(贈)이든 인정(人情)의 표현으로 미덕(美德)에속한다.그러나 이제는 액수까지 따지는 시대가 되었다.그것은 거래(去來)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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