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경수로 北에 세운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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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에 한국형 경수로로 원전이 지어질 경우 남한에서 지을 때(10년)보다 2~3년정도 더 짧은 7~8년에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로 설계할 필요없이 영광3,4호기나 울진3,4호기의 설계를조금 손질해 쓸 수 있으며 남한에서 원전 부지를 구하고 주민들에게 보상을 하느라고 걸린 시간도 북한에서는 거의 필요하지 않아 전체 건설기간에서 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 다.
모든 건설공사가 그렇듯이 원전도 우선 기본설계를 해야 한다.
원자로.터빈과 같은 주(主)기기와 이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건물은 물론 배관.전기등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다.
그림과 같이 한국형 경수로로 국내에서 처음 건설된 전남 영광원전 3호기의 경우 부지와 용량(1백만㎾)등 기본계획이 확정된지 4년 뒤인 89년6월에서야 사실상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4년동안을 주기기와 설비공사를 위한 시공.납품업 체 계약과 설계작업,원전부지에 대한 보상작업으로 보낸 셈이다.
그러나 북한에 한국형 경수로를 건설할 경우에는 이같은 절차중일부를 생략할 수 있고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영광3호기의 경우 토목공사를 시작한지 3년6개월 뒤인 92년말원자로와 터빈을 설치했을때 공정이 75%였다.
영광3호기를 기준으로 볼 때 원자로와 핵연료를 설계하는데 줄잡아 2백명 정도의 전문화된 인력이 필요하다.
원전은 특히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설계만 해주고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이들 전문인력이 건설기간중 줄곧 현장을 따라다녀야 한다.
토목공사와 배관.시설공사를 하는데도 최고로 많은 인력이 들어갈 때는 5천명 정도가 필요하다.
물론 원전건설 부지와 골재,건설 현장의 단순인력이야 북한에서대겠지만 이를 감리.감독할 전문인력 5% 정도는 남한에서 투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梁在燦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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