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한국채소 수입-가뭄으로 흉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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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배추.무등 동절기(冬節期)채소가 일본에대량으로 수출될 것으로 보인다.일본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가뭄이 지금까지도 계속,여름철 농작물뿐 아니라 겨울철 농작물까지작황이 극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급 이 달릴 것으로보이는 채소류를 한국에서 들여오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5~6명씩 팀을 이룬 일본의 농산물수입업자들이 최근에만도 세차례 우리나라를 잇따라 방문,서울 가락동도매시장내 팔도식품.대광상회등 지정도매법인및 중매인들과 만나 배추.무등 채소류에 대한 수입타당성 조사를 했으며 이번주중에 는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본격적인 상담(商談)을 벌일 계획이다.이와 관련,가락시장의 한 관계자는 14일 『일본의 수입업자들이 부산지역에서부터 경기일원까지 전국의 배추.무 산지(産地)를 돌아다니면서 위생상태와 품질등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이들이 평소거래가 있던 국내 민간업자들을 통해 이미밭떼기 거래계약을 맺은 것으로 소문이 나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채소류 가격은 현재까지는 지난해보다 20~30%오른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그러나 동절기채소류 작황은 훨씬 더 심각해 30%이상의 감산(減産)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자 이미 배추를 1백47t이나 한국에서 수입해간데이 어 앞으로도 추가로 대량 수입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그동안 중국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값싼 채소를 들여갔는데 이번에 한국산 채소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은 값이 다소 비싸도 품질이 훨씬 좋은데다 일본보다 해갈이 일찍돼 농산물의 작황이 호전,가격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또중국보다는 거리가 가까운 관계로 일본서 물량이 가장 필요한 시기인 이달말부터 내달초께 적기에 대량으로 공급,수지타산을 맞출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최인수(崔仁洙)무역부차장은『가락동시장과 산지(産地)를 다니며 가격및 품질 조사를 하던 일본 상인들이 최근에는 농산물 수출 공식 창구인 유통공사에 수입문의를 많이 해오고있어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상담에 들어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또 농협자회사인 농업무역에도 일본상인들로부터 하루 20여통씩의 전화상담과 샘플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92년 태풍피해로 채소류의 작황이 부진하자 우리나라에서 배추1백t을 수입해갔으나 지난해에는 부족 물량을 중국과의 계약재배로 메우고 한국산은 전혀 들여가지 않았다.
〈金是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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