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은아시아시대>上.세계가 주목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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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세계의 석학들은 다투어「2000년대는 아시아가 세계를 지배할것」으로 예언하고 있다.스포츠에서도 아시아 각국은 중국의 선도로 비약적 발전을 거듭,세계 스포츠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中央日報는 날로 격심해지는 국제화 현상속에서 2 000년대 아시아스포츠의 위상과 이같은 아시아에 쏠리는 세계적 관심등을 히로시마 현지에서 집중 취재,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註] 아시아에 세계스포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적 스타들이 즐비하게 출전한 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의 결과를 지구촌 반대편의 유럽. 미국등 선진 스포츠 국가들이관심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행여 자신들이 어렵사리 쌓아올린 세계기록이 깨지지 않을까,과거 지구촌 변방 아시아의 한낱 동네잔치정도로 여겼던 아시안게임을 숨죽인채 바라보는 이들 서구스포츠의 시선에서 이젠 초조감마저 느껴진다.
이곳 히로시마의 메인프레스센터엔 여느 아시안게임때와는 달리 큼지막한 부스를 차려놓은 AP.AFP.UPI.로이터등 세계 4대통신사가 열띤 취재경쟁을 벌여 세계의 관심도를 대변해주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홍콩.한국등 아시아 각지에 파견돼있던 특파원들을 소집,20명의 대규모 취재단을 구성한 로이터의 브라이언 윌리엄스 단장은 『로이터취재단의 최대 관심사는아시아인들에 의한,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선수들에 의한 세계기록 경신여부』라고 잘라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7일엔 갓 17세에 불과한 중국의 뤼빈(呂彬)이 수영 여자개인혼영 2백m 결승서 2분11초57의 세계신기록을 수립,세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불과 한달전의 로마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1백.2백m서도 세계신을 수립,힘을 다 소진한줄 알았는데 또다시 세계신기록이라니,『전혀 예상못했다』는게 윌리엄스 단장의 솔직한 고백이다.
「도저히 믿기 어렵다」는 아연한 서구기자들의 반응과는 반대로뤼빈의 개인코치인 야오정지에는 세계대회때 선수(뤼빈)의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지 못해 이런 결과가 생겼다는 중국기자들의엉뚱한(?)질책을 받아야했다.
[히로시마=劉尙 哲특파원] 脫아시아를 넘어 이젠 세계정상을 정복하고있는 중국스포츠의 자만에 가까운 푸념이라고나 할까.
이번 대회에 13명의 취재단을 파견,4대통신사중 소규모팀으로분류되는 AP 에릭 탈마쥐 도쿄특파원은 『중국.한국.일본의 3강이 선도하는 아시아스포츠를 이젠 재평가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높아진 아시아스포츠의 위상은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역도 기록이처음 세계공인기록으로 인정받게 됐다는 점에서도 찾아볼수 있다.
과거 아시안게임을 평가절하,아시안게임에서 작성되는 세계기록을코웃음쳤던 세계역도연맹이 이번 대회부터 공식적으로 아시안게임 기록을 인정한 것이다.
중국은 마치 이때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듯 여자 9개 전체급에서 세계신기록 36개를 무더기로 쏟아냈다.
또한 舊소련 스포츠에서 상당비중을 차지하던 카자흐등 중앙아시아 5개국의 편입은 낙후된 아시아스포츠의 일부종목을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커다란 촉매역할까지 하고있다.
형편없이 처져있던 카누등 일부 비인기 수상종목과 펜싱등 서구세가 독점해온 종목에 세계정상권의 카자흐선수들이 출전,카누의 경우 입상조차 힘들어진게 사실이지만 그만큼 세계수준과의 격차를더 빨리 좁힐수 있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엔 보다 많은 취재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는 탈마쥐 특파원은 『중국의 육상.수영이 지금같은 상승세라면 기자들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관계자들이 아시안게임을 참관하러 와야 될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스포츠가 이제 세계스포츠의 중심무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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