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제연구소 소아장애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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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언어 결함.주의력 산만.자폐증등 이른바 소아 정신장애는 선천적 요인보다 부모의 관심이나 양육형태등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무관심이 소아 정신장애를 유발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 지나친 훈계도 마찬가지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 아동문제연구소(소장 이혜련)가 지난 8일연세대 알렌관에서 「소아 정신 장애에 대한 여러 전문분야로부터의 접근」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밝혀졌다.
한국 아동문제연구소가 최근 5년간 이 연구소를 찾은 소아 정신장애자 가운데 조사 가능한 1천2백3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데따르면 이들 가운데 단순히 부모와 자녀관계 문제로 진단된 경우가 22.5%(2백78명)로 가장 많으며 정신지 체.발달성 언어장애가 각각 17.8%(2백20명), 16.5%(2백4명)로드러났다.
애착장애.반항장애.정서장애는 13.4%,12.1%,11.1%의 분포를 보였다.아동문제 가운데 많은 부분이 부모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1천2백38명의 소아 장애환자 중 임신기간동안 시댁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심한 부부 갈등을 겪은 부부가 각각 19.9%에 달했으며 산모가 건강상 문제가 있는 경우도 8.9%였다.
혼전 임신이나 계획없이 아이를 가진 부모도 41.8%에 이르렀다.태아와 산모는 밀접하게 얽혀있으며 이는 또한 어린이의 정신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장애 아동 어머니의 78.1%는 전업 주부라는 사실도 의외로나타났으며 부모가 아닌 사람이 양육할 경우 외가를 포함한 조부모가 56.8%를 차지, 「할머니에게 맡기면 안심」이라는 일반적 통념과는 배치되는 결과가 도출됐다.
할머니가 먹이고 씻기는등 신체적인 돌봄은 가능하나 아동의 바깥 놀이나 또래 접촉등 사회성 발달을 위한 기회 제공에는 미흡해 언어나 인지적 자극이 결여되기 쉽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75.8%로 여자보다 훨씬 많았다.장애의 원인은 자극결여(23.2%).가혹한 훈계(17.3%).방치(16.1%).놀이 결여(14.3%).부부 갈등(12.6%)등 대부분 후천적인 반면 선천적 요인은 16.2%로 집계 됐다.
일반적으로 냉담하고 이지적이며 내성적이거나 아이가 장난감을 늘어놓는 것을 지저분하게 여겨 치우는데 급급한 어머니도 소아 정신장애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초기 소아 정신장애는부모의 애정과 놀이등 관심과 자극으로 개선이 가 능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
〈金明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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