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찬양 다양한 문예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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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한의 소설.영화.연극.가요등 문화.예술이 김정일의 공식 권력승계를 계기로 한층 다양화되고 활기를 띨 전망이다.
김정일이 그동안 문화.예술 분야를 직접 관장해와 다른 분야보다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조예가 깊다고 자평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따라 북한은 김일성 사망에 따른 허탈감을 메우고 내부체제결속을 꾀하기 위한 수단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주 민들의 사상적일체화 활동이 당분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관측속에 최근들어 북한의 문예물에서「영예군인의 사랑」을 다룬 작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김정일 찬양 가요가 부쩍 늘어 주목을 끈다.
영예군인이란 우리식으로 말해 상이용사들인데 최근『이 나라 여인들』『나를 보고있소』『우리 새 세대』등 상이용사들을 주제로한작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작품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들은 이제까지 북한의문예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감성적이고 솔직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묘사되고 있어 청소년 독자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영예군인을 주제로한 소설『나를 보고있소』에서 여자주인공은『인간이란 목석이 아니기 때문에 주저와 동요라는 감정도체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고 저는 자신에 대해 변명하거나 합리화하자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고 전 에없이 대담하게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물론 남쪽 소설 기준으로 보면 이것이 어떻게 애정 표현이 될까하는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 평론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서로 열렬히 사랑하는인간들이 사랑의 힘에 떠받쳐 어떻게 영원히 행복속에 빛나는 인생을 가꾸며 장식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소설적 재미를 가미시켰지만 궁극적으로는 김정일이 강 조하고 있는「군.민일치」라는 정치적 목적이 중심 줄거리임을 알 수 있다.
북한 가요평론가들이 90년이후 발표된 가요중 최고 성과작으로꼽고있는 것은「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는 김정일 찬양가요.
보천보 전자악단에서 지난해 2월 창작한 이 가요는『사나운 폭풍도 쳐 몰아내고/신념을 안겨준 김정일동지/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고/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는 식의 낯간지러운 내용.
한편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문예 창작물 경향과 김정일의권력 변동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김정일 후계체제가 공식화된 지난 80년10월 조선노동당 제6차 당대회를 고비로 큰 변화가 일어난다.그 이전만 하더라도단조로운 혁명극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때를 고비로『백두산 기슭』『근거지의 봄』같은 문학작품은 물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피바다』『꽃파는처녀』『조선의 별』같은 일련의 혁명가극과 영화를 잇따라 내놓았다.
김정일은 김일성 가계 우상화를 위해「4.15창작단」「백두산 창작단」「왕재산 창작단」등을 직접 조직,운영한 경험도 있어 앞으로 자신의 문예이론과 창작단을 최대한 활용해 사회.문화정책을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내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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