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저를찾아서>10."중국의 붉은별"한국어판 어떻게나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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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국의 붉은 별』은 85년 도서출판 두레에 의해 처음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당시 조선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도서출판 두레를 꾸려나가던 신홍범씨가 직접 번역한 이 책은 나오자마자 금서 판정을 받았다. 당시만해도 모든 신간은 문공부 간행물심의실을 거쳐야 할 때였다. 신씨는『이미 중국혁명의 고전이 된 이런 책까지 금서로 규제한다면 전세계에 반문명적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문공부에구두로 항의하고,『장차 중국과 본격 교류를 원한다면 오히려 이책을 조그만 지렛대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그 결과 간신히 문공부 금서목록에서는 풀렸지만 다음에는 경찰이 단속하는 바람에 서점판매가 금지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금서목록에서 완전히 해제된 것은 책이 나오고 3년 뒤인88년이었다.
대학생과 지식인을 중심으로 화제가 된 이 책은 때마침 불기 시작한 중국의 개방화 바람을 타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지금도 이 책은 학생들 사이에 이영희교수가 쓴『8억인과의 대화』『중국백서』『10억인의 나라』등과 함께 중국을 이해하는 지침서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까지 도서출판 두레는 모두 34쇄를 인쇄,10만부 이상 팔았다.지금도 찾는 사람이 꾸준히 있기 때문에 1년에 두번 정도는 인쇄를 계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자시절부터 이런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신씨는 70년대말 명동성당 근처 고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번역하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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