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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2000>1.종이 어떻게 만드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닥나무를 일일이 손으로 쪼개고 두드린뒤 물에 풀고,다시 이를체로 떠서 말리는 것이 과거 한지(韓紙)의 제조방법이었다.
오늘날엔 닥나무대신 원목이나 폐지를 원료로,손대신 첨단기계를사용하는 상태로 발전했지만 제지의 원리는 근본적으로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매끈하게만 보이지만 종이의 표면도 실제로는 얼키고 설킨나무의 미세한 섬유질로 이뤄져있는데 종이의 탄력성.보존성.가공성이 뛰어난 것은 바로 이 식물성 섬유질 때문이다.
오늘날 종이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고해(叩解).사이징(sizing).충전제 첨가.정선.초지.완정등 6단계로 나뉜다.
일정기간 햇볕에 말려진 뒤 기계로 껍질이 벗겨진 원목은 쇄목기와 증기가마를 통과하면서 부드럽고 잘게 부숴진 펄프가 되며 이 펄프를 물이 가득찬 비터(beater)에 다시 넣어 두들기는 과정을「고해」라고 한다.어떻게 두들기는 가에 따라 섬유질의크기.굵기.강도등이 결정되므로 종이의 성격은 바로 이때 결정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이징」은 송진이나 젤라틴.전분과 같은 콜리드물질을 고해과정에서 혼합시키는 작업을 말하는데 이 과정을 거쳐야 섬유질 표면의 홈이 메워지고 섬유질과 섬유질 사이가 제대로 밀착돼 잉크등이 번지는 것을 막는다.
사이징과정 직후「충전제」등을 투입하는 것은 종이를 불투명하게하고,표면을 희고 매끄럽게 하기 위한 것으로 백토.활석.석고등의 천연물질이나 황산바륨.탄산염등의 인공물질을 충전제 원료로 사용한다.
「정선」은 고해과정에도 불구,덜 풀리거나 거친 큰 섬유질을 거르는 과정이며「초지」는 물에 완전히 풀어진 섬유질을 본격적인종이형태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우선 섬유질을 미세한 철망위에 골고루 얹어 지층을 형성시킨뒤 수차례 롤러로 눌러 물을 빼고 이를 가열된 원통으로 다시 눌러 평평하게 건조시키면 초지가 끝난다.
「완정」은 초지과정을 거친 종이를 다시 캘린더라는 기계로 가공해 매끄럽게 만든뒤 필요한 크기로 자르는 마무리과정을 말하며이로써 종이가 최종적으로 탄생하게 된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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