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당신이 그리워질때" 명훈役 김호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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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KBS-1TV『당신이 그리워질때』에서 막내 명훈이로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탤런트 김호진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막내아들같은인상이다.장난기가 가득한 얼굴에 언제라도 웃음을 터뜨릴 만반의준비가 된 표정,웃음소리도 크고 거침없다.
만나자마자 대뜸 차안에서 엎어진「김밥」얘기를 꺼내는 걸 보면성격도 별반 다를 것 같지 않다.녹화때문에 거른 점심대신 차안에서 먹으려던 김밥이 엎어져 한 입밖에 못먹었다는 얘길하며 못내 섭섭한 표정이다.
『당신이…』에서 그의 배역 명훈이도 직업이 탤런트.극중에서『손지창한테 밀렸다』는 등의 실감나는(?)대사가 종종 있어『재미있다』는게 그의 소감이다.
『처음에 명훈이는 다소 반항적인 성격이었는데 갈수록 작가선생님이 명훈이를 제 이미지에 맞추고 계세요.덕분에 연기는 편해졌지만 명훈역을 소화해 내지 못해 배역을 무너뜨린게 아닐까 서운하기도 해요.』 그러나 그는 단지 서운할 뿐이다.일부러 일을 비틀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건 그와는 거리가 먼 얘기이기 때문이다.『나이보다 앳돼 보인다는 얘길 많이 들어요.하지만 억지로 이미지를 벗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자연스럽게 성숙해가면 될텐데요 .』이게 바로 김호진 스타일의 대답인 것 같다.
사실 그는 집안에서 장남과 막내역을 동시에 하고 있는「외동」이다.서울사대부고.서울예전을 졸업하고 KBS 공채14기로 입사해 92년 청소년드라마『맥랑시대』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그는 현재『당신이…』외에『일요일은 참으세요』에도 출연하 고 있다.
***10월부터 라디오프로 맡아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김호진을각인시킨 것은 지난해 초 방영된 KBS미니시리즈『희망』(원작 양귀자)이 아닐까.서울 변두리 나성여관에서 부대끼는 삶가운데 자신의 비디오카메라 앞에서 우울하게 독백하던 진우연.『희망』얘기를 꺼내자 그는『 원작에 반해 진우연에게 푹빠져 지냈다』며 반가워한다.잘 살펴보면 그의 구김없이 밝은 표정뒤엔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도 엿보인다.겨우 국민학교 2학년때 TV에서 본 영화『길』을 생생히 기억해 내는 그를 보면 더욱 그렇다.
10월부터 그는 KBS라디오 심야프로『밤을 잊은 그대에게』진행을 맡을 예정.『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며 적잖이 기대에 들떠 있다.그는 또『연기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을 것 같다』면서 묻지도 않았는데(?)『사실은 모범적 이고 지적이라는 얘기보단 섹시한 남자라는 말이 더 듣고 싶다』고 말하고는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글:李殷朱기자 사진:方情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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