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펀드’ 개발한 미래에셋 김승길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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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요즘 펀드시장은 온통 ‘미래에셋 신드롬’이다. 펀드에 몰리는 돈 절반 이상이 미래에셋 상품에 쏠린다.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엔 출시 20일 만에 3조7688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대박펀드’란 소문 때문이다. 증권 시장엔 미래에셋으로의 쏠림이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도 많다. 인사이트 펀드를 개발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개발본부 김승길(사진) 이사의 얘기를 들어봤다.

 -인사이트 펀드 열풍이 너무 뜨겁다.

 “단기간에 너무 많은 돈이 몰렸다.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대박이니 ‘몰빵’이니 하는 오해들이다. 인사이트는 특정 대상에 몰빵을 쳐서 대박을 내는 펀드가 아니다. 물론 일부 판매창구에서 그런 표현을 쓰기는 했다. 판매회사들에 그런 과장된 표현을 쓰지 말라고 공문을 보냈다. 인사이트는 최근 중국펀드처럼 연 100% 안팎의 고수익을 내기 어렵다.”

 -미래에셋증권 홈페이지에도 그런 표현이 있다. 예컨대 ‘매력적인 투자 대상에 100%까지도 집중투자’ ‘글로벌 스윙(swing)펀드’ 등.

 “자극적인 표현을 쓴 것이 사실이다. 문구를 고치고 있다. 인사이트는 투자 대상을 자유롭게 바꾼다는 의미의 스윙펀드라 할 수 없다. ‘100%까지도 집중투자’라는 표현도 잘못됐다.”

 -그럼 어떤 펀드인가.

 “한국 우량기업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미래 디스커버리펀드의 ‘해외판’이라 보면 된다. 세계의 초우량기업을 골라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펀드명(인사이트혼합형펀드)에 혼합형이라 쓴 것은 주식 시장이 나빠지면 채권 등 다른 곳에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미래 측의 인기펀드로 돈이 지나치게 몰리자 위험 분산을 노려 만든 펀드란 소문도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새 펀드를 내놓으려면 적어도 1년 이상 걸린다. 미래에셋 인기펀드에 돈이 급속히 몰린 것은 올 하반기부터다.”

 -‘직관’을 뜻하는 인사이트는 펀드매니저의 직관적 판단을 중시한다는 의미에서 명명했다고 들었다. 런던의 담당 펀드매니저가 이런 펀드를 운용해 본 경험이 있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인사이트펀드는 한국과 홍콩·싱가포르·영국·인도 등 미래에셋의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들로 구성된 ‘글로벌 투자전략위원회’에서 직접 관리 운용한다. 영국에 운용을 위탁했다고 그쪽 펀드매니저 단독으로 투자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다.”

 -수수료 등 펀드 비용이 3% 이상으로 다른 해외펀드보다 높다.

 “전 세계 모든 상품이 투자 대상이다. 분석·연구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아직까진 수익률이 형편없는데.

 “9일 현재 -1.6%다. 설정(10월 31일) 직후 전 세계 시장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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