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오염을벗긴다>4.현동川 안동湖-李喜茂교수 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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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안동호의 부영양화와 적조현상이 심각하다.
행정당국이 당초 수질오염에 대한 우려를 외면한채 가두리양식장면허를 남발한 바람에 엄청난 오염사태를 자초하고 말았다.
평소 5억t이상의 물이 저장돼 있는 안동호에는 흐름이 정체되고 용존산소의 공급이 줄어들어 호수 심층부는 무산소상태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안동호의 밑바닥에는 퇴적 유기물질이 분해되면서 황화수소.암모니아.메탄 등이 발생하는 반면 오염물 제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서생물이 모두 죽게 되는 것이다.
현재 안동호의 밑바닥으로 내려가면 2m 앞을 분간할 수 없을정도로 오염물질이 두껍게 쌓여 있고 특히 가두리양식장 주변은 고형(固形)상태인 양식어종의 배설물과 배합사료 찌꺼기가 두께 30~50㎝나 쌓여 심각한 오염원이 되고 있다.
안동호의 오염문제가 예상외로 확산되자 행정당국은 89년부터 내수면 어업면허를 일체 중단시켰으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격으로 이미 허가된 가두리양식장은 면허기간이 끝나는 오는 97년까지 별다른 규제책이 없지 않은가.
호수의 부영양화와 적조현상을 막기 위해 수면의 오염물질만 제거하는데 급급할 게 아니라 우선 바닥을 준설해 자정능력을 되살리지 않는한 오염사태는 계속 가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당면한 수질관리상의 문제점은 무엇보다 상수원의 수질을 보호하는 일이다.우리나라에서는 상수원의 대부분을 하천과 호수에서 얻고 있으나 상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호수나 하천들은 그 크기에 비해 유역면적이 넓어 수질오염의 가능성이 높고 보호가 어려운 실정이다.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차원의 과감한 투자로 상류지역에 소규모의 하수종말처리장을 많이 건설,생활하수나 오.폐수 등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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