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 홀로서기 시동-97년 시장개방.일원화 해제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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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중공업(대표 李壽崗)이 주력사업인 발전설비 시장개방에 앞서 독자적인 성장기반을 다지기 위해 발전설비.플랜트등의 해외시장개척및 사업구조재편에 발벗고 나섰다.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한중(韓重)은 최근들어 국산표준형 56만㎾급 화 력발전소를 동남아 등지에 수출키로 하는등 인도.중국.싱가포르등 해외지사망을통해 본격적인 수출시장 공략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해외영업 요원으로 1백여명을 뽑아 美日등 선진국 대학에 연수교육을 보내 지역전문가로 키우고 있다.또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사업부문에 걸쳐 수주.시운전.납품등 관리체계의 전산표준화 작업을 내년 1월에 끝낼 방침이다 .
李사장은 기술담당임원등 10여명을 이끌고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발전전문전시회(POWER GEN94 ASIA)에 참석해 국산 발전설비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한중은 올 수출액을 발전설비 외에 플랜트등을 포함,작년보다 80% 늘어난 3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월 반기결산때 80년부터 90년까지 10년동안 쌓였던누적적자액 4천7백억원을 털어버려 홀가분하게 사업구조 재편작업도 병행하고 있다.우선 전체매출비중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발전설비부문을 50%로 끌어내리기 위해 탈황설비 사업에 신규진출했다. 내달에는 2백억원을 투입해 건설중인 플랜트 전문 실험단지를 완공,제철설비등 플랜트사업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한중이 이같이 독자 수익기반 확충에 나선 것은 10여년간 한전(韓電)발주 발전설비를 독점할수 있었던 일원화 조치가 97년이전에 해제될 전망이고 97년1월부터 발전설비시장이 개방되면 어차피 홀로서기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당국이 발전설비 일원화 조치의 조기해제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지만 지난달 실시한 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국제입찰에 GE.ABB등 외국업체만이 적격업체로 참여하자 개방에 대비한 기술축적 시간을 벌기위해서라도 일원화 조치를 하루빨리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불거져 나오는 형편이다.
발전설비시장을 넘보고 있는 대우.삼성.현대중공업등 3社는 최근들어 외국발전설비 업체와 주변기기는 물론 가스터빈등 종합발전설비 분야에도 각각 기술제휴선을 맺고 이 시장 참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高允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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