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돼야 北관계 개선-美 클린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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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빌 클린턴 美대통령은 16일 북한과 미국간 관계개선이 이뤄지기 위해선 북한 核투명성의 확보와 함께 남북(南北)대화의 진전이 필요하다는 구두 메시지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방한(訪韓)중인 로버트 갈루치 美국무부 핵담당대사는 이날 오전 청와대로 金대통령을 예방,이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특히 경수로 제공은 북한 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관계기사 5面〉 이에 앞서 갈루치대사는 정종욱(鄭鍾旭)청와대외교안보수석과 조찬회동을 갖고 북한에 대한 경수로지원때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필수적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실질적으로 한국형이 채택되도록 적극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두 사람은 또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 체결은 남북당사자간의협의사항이지 北-美간 협의할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南北합의에 의해 새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현 정전체제가 준수돼야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갈루치대사는 한승주(韓昇洲)외무장관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오는 23일 속개되는 北-美 3단계회담에 임하는 양국의 전략.
전술을 재점검한뒤 김포(金浦)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韓日 순방결과를 설명한 뒤 이날 오후 이한(離韓) 했다.
갈루치 대사는 이에앞서 15일 오후 김삼훈(金三勳)외무부 핵대사와 고위실무협의를 갖고 이번 평양.베를린회의에서 나타난 북한의 태도로 볼때 구체적 이행계획까지 포함한 포괄적 타결을 목표로 하는 오는 3단계회담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보고 韓美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외무부 한 당국자는『북한에 경수로 제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韓.美.日.中.러 5개국이 경수로 건설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계약서를 제시하는 방안에 韓美가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경수로 모델선택권을 갖고 국제경쟁입찰을 통해 선택하겠다고 공식 천명한 것과 관련,『북한이 노형(爐型)선택권을 가질 경우 이를 유찰시켜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를 허용하지 않기로 韓美 양국 간에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韓美 양국은 북한이▲안전성▲수출실적▲검증된 성능등을 이유로 한국형을 거부하고 있는데 대해「한국형」이란 용어를 쓰지 않고 전문가들이 안전성을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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