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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이르면 주중 安風 입장 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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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어제(토요일)도 했는데, 와 안 왔다고 거짓말하노."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8일 아침 상도동 자택 근처에 있는 배드민턴장 앞에서 기자들과 마주치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전날 방송 뉴스에서 '매일 해오던 배드민턴도 거른 채 칩거 중'이라고 보도한 걸 두고 한 말이었다.

그는 일요일인 이날 1백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상도동 배드민턴 동호회 李모 회장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상도동 비서들은 "어제 아침에도 (YS가) 평소처럼 배드민턴을 쳤다"면서 "오히려 다른 때보다 한 게임 더 많은 세 게임을 쳤다"고 설명했다. 강삼재 의원의 법정 진술 파문에도 불구하고 YS가 평상시와 다름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YS는 안풍사건에 대해서만큼은 여전히 침묵했다. 이날도 기자들이 "강삼재 의원이…"라며 묻자 손사래를 친 뒤 차에 올랐다.

YS의 대변인 격인 박종웅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안상영 시장 영결식에 모습을 드러내 "어제(7일) 오후 상도동을 찾아가 金전대통령에게 30여분간 姜의원의 진술에 대해 보고했다"고 말했다. 朴의원은 YS의 반응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지금은 일절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이 재조사에 나서고 법원이 다음달 12월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한 마당에 YS가 계속 침묵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상도동 기류에 정통한 인사들은 현재의 침묵이 YS가 직접 입을 열기 전의 의도된 침묵이라고 보고 있다.

朴의원도 이날 "언젠가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YS가) 말할 때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핵심 측근은 이날 "상황을 좀더 보다가 이르면 주내에 분명한 언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측근은 "어른(YS)의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고도 말해 정면돌파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래선지 姜의원의 법정 진술 후에도 YS의 차남 현철씨 측은 "姜의원 말이 김기섭씨와 너무 달라 진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박승희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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