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초 마다 쏘나타가 한대씩"

중앙일보

입력

꼭 장난감을 만드는 것 같다. 쏘나타가 57초에 한대씩 찍혀져 나온다. 찍혀진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것 같다.

현대자동차가 자랑하는 아산공장을 찾았다. 아산공장은 2조원을 들여 180만㎡ 부지에 만들어진 첨단 자동차 생산 라인이다. 현대차가 최근 지은 슬로바키아 공장과 미국 조지아 공장도 모두 아산공장을 본따 만들었다.

아산공장은 자동차 생산을 위한 첨단 공법인 망라돼 있다. 180만㎡의 공장을 단 4000명이 관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차는 그랜져TG와 쏘나타. 하루 1200대씩, 1년에 30만대를 생산한다. 57초당 1대씩 시간에 63대를 만든다. 완성차외에 85만대의 첨단 엔진도 아산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쎄타엔진, 람다엔진 등이 아산에서 생산돼 각 조립공정으로 보내진다.

처음 둘러본 곳은 프레스 공정이다. 프레스공정은 철판을 잘라 차체에 쓰일 각 부품을 만드는 곳이다. 이곳에서 소비하는 철판이 하루 240톤이다.

5000톤급 프레스가 육중한 위용을 자랑한다. 5000톤 프레스는 4초에 하나씩 자동차 외관을 찍어 내고 있다. 모두 21개 부품을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찍어낼 수 있다.

프레스 공정은 거의 모두 자동화로 진행된다. 하루 2만5000개씩 쏟아져 나오는 부품을 단 80명이 관리하고 있다. 8시간씩 2조 1교대로 근무하는데 1조 근무 인원이 40명 가량이니 3만3000㎡ 넓이의 공장을 40명이 관리한다.

프레스 공정 뒤엔 도장 공정으로 차체에 색을 입히는 과정을 거친다. 세척하고 염료를 입히고 열처리를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색을 칠하고 열처리를 하는 과정을 3~4회 반복한다. 꼬박 11시간이 걸려야 색깔옷을 입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10년 이상 녹이 슬지 않는 차체가 만들어진다. 아산공장은 모두 친환경 염료를 사용해 13가지 색상을 쓸 수 있다고 한다.

가장 화려한 곳은 조립 공정이다. 차체의 각 부품을 자동차 모양으로 조립해 용접하는 공정은 모두 자동화돼 있다. 330대의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 부품 운반도 무인 자동차가 알아서 나른다.

메인벅이란 공정이 가장 눈에 띈다. 360도로 돌아가는 대형 로봇 속에 자동차 차체의 상하좌우가 한번에 들어간다. 사이드 양쪽과 루프, 바닥, 카울, 범퍼 등 프레스공정에서 나온 차체를 12개의 용접기가 한번에 용접한다. 사람 손은 하나도 거치지 않는다.

이후 차문과 후드 등도 자동화된 로봇이 용접을 하고 볼트를 죄워준다.

용접은 레이저 용접으로 이뤄진다. 고열 레이저 광선으로 용접을 하는데, 기계가 차체에 직접 닿지 않기 때문에 변형이 없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이렇게 용접된 차체는 검사 로봇이 136개 포인트를 3차원으로 검사해 정밀도를 보증해주고 있다.

아산공장은 현재 그랜저 TG와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다. 같은 라인에서 두대의 자동차가 번갈아 생산된다. 필요할 경우 4가지 차종을 한라인에서 그대로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차체 조립은 시간당 68대, 완성차는 시간당 63대가 완성된다. 나머지 5대는 버퍼라인이란 곳에서 시간을 벌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자칫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후속 라인은 단속없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아산공장에선 4시간 이상 대기하는 부품이 없다. 적기생산시스템(just in time)이 다른 어느 곳보다 완벽히 시행된다. 필요한 부품을 주문하고 받아 바로 사용한다. 이를 더욱 완벽히 하기 위해 버퍼라인도 운영하고 있다. 버퍼라인은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차체가 돌아가는 일종의 휴식 공간이다. 이 버퍼라인 덕에 현대차의 생산성은 더욱 높아진다.

무게가 5kg 이상인 공정은 모두 자동화돼 있고, 사람손이 가는 공정도 작업자의 편의를 위해 높이과 위치까지 모두 세심하게 세팅돼 있다. 이같은 배려와 노력이 세계 최고 자동차를 만드는 현대의 힘이다.

【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