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선진국을가다>4.독일 국토전체가 거대한 운동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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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독일은 자타가 공인하는 스포츠 강국이며 동시에 스포츠대국이다.조금 과장한다면 독일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운동장이다.독일체육협회(DSB)의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스포츠클럽의 정식회원으로 등록한 체육인구만 2천6백만명이 넘는다. 8천만 국민의 3분의1가량이 스포츠클럽의 회원인 셈이다.
이들이 소속한 각종 스포츠클럽의 숫자만 8만여개에 달한다.이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은 옥외 경기장이 5만여개,실내 체육관이3만여개,수영장이 7천7백개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변변한 체육시설이 없는데다 이를 위한 투자도 여의치못한 우리에게 사회체육의 저변확대란 그저 장미빛 환상에 불과한것인가.그렇지 않다.그 예를 우리는 본의 수영 및 스포츠동호인회(SSF Bonn)에서 찾을 수 있다.
쾰른街 313의 A번지 주택가에서 1905년 창립된 이 클럽의 사무실은 25평정도로 보잘 것 없다.스포츠시설이라곤 길 건너편에 위치한 가로 50m 세로 70m 크기의 수영장 1개가 전부다.때문에 이 클럽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스키는 겨울철 알프스에서 그리고 카누는 인근 라인강에서 배우거나 즐기며 나머지는 본市 소유의 시립체육관이나 학교체육관.운동장 등을 무료로 빌려 사용하고 있다.
수영장 위쪽으로는 실내체육관이 있고 이 건물 너머에는 축구장6개,테니스장 3개가 있는데 모두 이 스포츠클럽에서 무료로 이용하는 시설들이었다.우리나라의 경우 조기 축구팀들이 학교운동장등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과 비슷했지만 실 내체육관이나 체조장까지 무료로 빌려주는 것은 사회체육에 대한 커다란 배려였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클럽에는 현재 5천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는데 연회비가 어른 1백97마르크(약10만원),어린이 1백57마르크로 가족이 복수로 등록하면 1인당 10% 할인을 해주고 있다.이처럼 회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 클럽은 누구에게나 공개돼 있는 셈이다.
독일 사회체육의 이모저모를 독일체육협회 사회체육국장인 위르겐팜박사(59)로부터 들어봤다.
-독일의 사회체육이 이처럼 뿌리를 내리게 된 무슨 계기라도 있는가. ▲70년대 초에 본인 등이 주도한 이른바「트림 디히」(단련하기)운동을 계기로 사회체육인구가 폭증했다.60년대 14%에 불과하던 체육인구가 현재는 76%에 달하고 있다.
-다른나라와 비교할 때 독일사회체육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정상급이지만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76%의 체육인구 중 42%가 주 2회이상 운동을 하고 있는데 아직 모자라는 수준이다.이상적인 형태는 전국민이 매일 30분 정도씩 1분당 맥박수 1백30의 운동(조깅이나 자전거.수영 등이 이에 해당)을하는 것이다.
-최근 독일사회체육의 두드러진 특징은.
▲매년 50만명 이상의 노인체육인구(60세이상)가 늘고 있다.「운동이 나이의 브레이크」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20년간 40세 유지」가 이들의 슬로건이다.
-본격적인 사회체육 도입기에 접어든 한국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우선 언론들이 사회체육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또 하나 현재 일부 부유층 전유물로 이용도가 낮은 스포츠클럽을 과감히 전국민들에게 개방해야 한다.또한 정부의 지원이 없는 독일에서 재계가 사회체육을 전폭 지원하고 있듯이 한국에서도 재 계가 사회체육이 뿌리내리도록 앞장서야 한다.
[프랑크푸르트=劉載植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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