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竹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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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옛날 어린이들이 즐겨 가지고 놀았던 것에 竹馬라는 것이 있었다.대나무로 만든 말이 아니라 대나무 가지를 잘라 가랑이 사이에 끼고 말타듯이 흉내를 냈던 것이다.
가지에서 흙먼지가 뽀얗게 일었는데 마치 말이 질주했을 때 나는 먼지와 흡사했다.
이런 놀이 풍습은 중국에서도 일찍부터 성행했던 모양이다.『墨子』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2천년은 훨씬 넘는 것 같다.
李太白이라면 중국 제일의 시인으로 당나라 때에 활약했던 사람이다.지금부터 1천4백년 전이다.그 당시에도 어린이들은 죽마를타고 놀았던 모양이다.그가 쓴「長干行」이라는 시는 아내가 남편과 어릴때 함께 놀았던 추억을 회상한 시다.
내 머리 막 이마를 덮었을 때(妾髮初覆額) 문앞에서 꽃 꺾고놀았지(折花門前劇) 그대는 竹馬 타고 달려와(郎騎竹馬來) 우물가를 돌면서 梅實을 매만졌지(요牀弄靑梅) 여기서 보면 푸른 매실도 나온다.아마 구슬치기 하듯이 매실을 가지고 놀았음을 알수있다. 물론 남녀 어린이가 소꿉장난을 했던 내용인데 그렇다면 竹馬故友는 異性이 아닐까.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아주 어렸을 때에 함께 놀았던 친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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