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4년 만의 외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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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사진) 여사가 25일 군사정부의 고위 관리와 면담했다고 AFP를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통신은 수치 여사가 군정 고위 관리를 만난 것은 지난달 불교 승려들이 주도한 시위 사태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이번 면담은 수치 여사의 자택이 아닌 양곤 시내의 정부 영빈관에서 이뤄졌다. 지난 18년 중 12년을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는 수치 여사가 자택 밖으로 나온 것은 2003년 3차 가택 연금에 들어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수치 여사는 아웅 치 노동장관을 만나 한 시간여 동안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정은 수치 여사 측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라는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특사의 제안에 따라 치 장관을 이달 초 연락관으로 임명했다.

미얀마 관영TV는 이날 면담 장면을 방영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군정 측은 수치 여사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최고지도자 탄 슈웨 장군과 직접 면담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AFP통신은 이번 면담이 군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신은 미얀마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압박을 느낀 군정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수치 여사를 만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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