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비만 온난화만큼 심각한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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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지구온난화만큼 심각한 위기다."

앨런 존슨 영국 보건부 장관은 최근 자국이 유럽에서 가장 비만한 나라가 돼가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한탄했다. 보건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영국 성인 중 23%가 비만이다. 이는 1980년 이래 세 배나 증가한 것이다. 또 다른 보고서는 이대로 가다간 2050년엔 성인의 절반 이상이 비만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범국가 차원에서 비만과의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고 BBC방송과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보도했다. 미래 세대의 식품과 운동 환경을 개선하는 게 대책의 골자다. 우선 학교 급식에 신선한 야채와 과일 비율을 높이기로 하고 이를 위해 정부에서 연간 2억8000만 파운드(약 5229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의 결단에는 한국에도 이름이 알려진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고열량의 튀긴 음식과 냉동 재료 위주인 급식을 개선하기 위해 그동안 펼쳐온 '학교 급식 프로젝트'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학교에서 학생 몸무게를 정기적으로 잰 뒤 과체중인 학생의 부모에게 협조 메시지를 보내는 제도도 도입했다. 차를 타지 않고 학교까지 걸어온 학생에겐 칭찬 스티커(일종의 상)를 붙여주는 제도도 확산하기로 했다.

보건부는 대기업들이 직원들에게 하루 한 시간씩 운동을 의무화한다든지, 거리.건물 등 도시 디자인을 걷기 친화적인 쪽으로 전면 개혁하자는 제안도 검토하고 있다. 비만은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65억 인구 가운데 현재 4억 명이 비만으로 분류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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