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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영 시장 자살 파문] '政治선전 조문'… 시민들 눈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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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영락공원 빈소 조문객 중 일부가 정치적인 발언을 하거나 정치성 조문을 해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있다.

4일 오후 빈소를 찾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안 시장의 자살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정권이 정치적 이유로 부산시장을 무리하게 다루다 견딜 수 없는 선을 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면서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함께한 작태를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진상조사단도 4일 저녁 영락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이 정치적으로 살해했다.

정권이 사과 반성해야 한다"며 정치적 공세를 폈다.

한나라당 금정지구당 당원 1백여명은 지난 4일 오후 문상 온 최병렬 대표에게 김진재 의원의 불출마 번복을 탄원, 눈총을 샀다.

5일 오후 빈소를 찾은 청와대 문재인 수석은 조문을 마친 뒤 광역단체장 빼내기와 정치적 살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고인의 죽음이 안타까우니까 하시는 말씀으로 이해한다"라며 정치적 공방을 경계했다.

안상영 시장 유가족 대변인 격인 박상헌 부산시 정책보좌관은 5일 영락공원에서 안시장의 유서를 공개한 뒤 "안시장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안 시장의 유서 일부를 읽는 동안 울먹인 그는 "사회가 여론몰이식으로 예단하지 말고 최종판단이 나올때 까지 관용과 인내로 기다리는 사려깊은 자세가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지난 4일 "이번 사건을 공직사회와 정치권, 재계의 부정부패 고리를 끊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안 시장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부산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시민 정일진(43.부산시 대연동) 씨는 "정치권이 안 시장 죽음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일 수 있지만 빈소에까지 와서 표를 의식한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며 "시장을 세번 지낸 사람의 죽음을 놓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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