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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부시, 중동서 미국 알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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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미국 대통령 부인인 로라 부시(中)가 22일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의 세이크 칼리파 메디컬 시티에서 부르카를 쓴 유방암 생존자들과 토론회를 하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날 아부다비에 도착한 로라 부시는 4일간 중동 지역을 순방하며 유방암 퇴치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유방암은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중동에서도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아부다비 AP=연합뉴스]

다소곳한 이미지로 잘 알려진 미국 영부인 로라 부시가 최근 국내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일 워싱턴을 떠나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요르단 등 중동 4개국 순방길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중동지역 여성들에게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것이 공식 목적이다. 그 이면에는 유방암이라는 인도주의적인 주제를 들고 가 부시의 중동 정책 실패를 개선해 보려는 의도도 있다.

로라 부시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모두 유방암을 겪었다. 그는 22일 아부다비와 두바이에서 유방암을 극복한 환자들과 여성지도자들을 만났다. 이날 그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UAE 정부는 10월을 유방암의 달로 지정했다.

아부다비에서 로라 부시는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도 했다. 그는 강연에서 "여러분은 아마 미국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부디 TV에 나온 미국에 대한 보도를 모두 믿지는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23일은 사우디로 가 압둘라 사우디 국왕을 만났다. 로라 부시의 이번 중동 방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은 14번째 외유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그는 최근 미얀마 사태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초 유엔총회장에 참석해 미얀마 군부의 폭력적 시위 진압을 비난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고, 얼마 전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미얀마 사태 해결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또 월스트리트 저널에는 미얀마 군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했다. 내조에만 전념하며 국내외 정책에 대해 관여하기를 꺼렸던 이전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반 총장과의 통화가 화제가 되자 그는 "다들 내가 쿠키를 굽다가 바닥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놀라 전화를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농을 건넸다. 뉴욕 타임스는 "전임자인 힐러리가 '나는 절대 집에 들어앉아 쿠키나 굽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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