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찰 왜 남북한간 쟁점-北美합의 해석差서 비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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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특별사찰문제가 북한핵문제 해결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남북한이 서로 이 문제를 전제조건으로 걸어놓고 감정싸움을 시작했다.金泳三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관계자들은 『특별사찰이 이루어져 핵투명성이 보장돼야만 경수로지원이 가능하다』고 못박고 있다. 그러자 북한 외교부대변인은 20일 『특별사찰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특별사찰을 전제로 한 경수로지원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경수로 지원문제는 제네바 北.美합의의 핵심사항으로서 남북이 이 문제로 티격태격할 경우 자칫 합의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남북한의 입장차이는▲北.美합의를 둘러싼 해석▲미국의 관심 초점▲북한과 미국간의 관계개선 우선등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러나 핵심은 北.美합의내용 가운데 『핵안전조치협정의 이행을수락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부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있다. 한국은 특별사찰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하며 미국에 2개未신고 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을 관철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미국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잔류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핵안전협정을 이행하면 북한이 IAEA 사찰요구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특별사찰이 포함됐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그러나 특별사찰을 北.美합의의 전제조건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결코 경수로나 받겠다고 자주권을 침해당할 수 없다』면서 『특별사찰을 내세우면서 계속 복잡성을 조성하려 한다면 다시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IAEA의 특별사찰이 단순한 「의심」만 갖고 사찰을 요구할 수 없도록 돼 있는 규정을 근거로 한 것이며 북한이 군사시설이라고 계속 우길 경우 한계가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과거가 현재나 미래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정부의 한 관리는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1개 가졌건 10개 가졌건 꼭같은 입장』이라며 미국이 과거를 묻어버리려 한다고비난했다.
『우리의 위험은 그대로 둔 채 경수로 건설자금까지 우리가 낼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그러나 「특별사찰」이란 명칭을 고집해 북한을 자극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의혹해소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韓昇洲외무장관은 『명시적 용어사용등 형식적 틀에 얽매이기보다는 실질적으로 특별사찰이나 이에 준하는 불일치 해소방안을 북한이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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