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생치안에 보다 주력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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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찰청 집계를 보면 최근 살인.강도.절도.강간.폭력등 이른바5대 民生침해범죄는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범인검거율은 그 반대로 下降곡선을 그리고 있다.아닌게 아니라 최근 보도되고 있는 범죄사건들을 통해서도 요즘 민생치안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요 며칠새의 사건들만 보아도 오토바이 폭주족에 대해 단속을 벌였더니 서울에서 하룻밤동안에만 무려 1백1명이 형사입건되기에이르렀고,취객을 상대로 한 상습강도범이 붙잡혔는가 하면 사소한시비나 감정에 의한 살인사건도 잇따라 발생했다 .그런가 하면 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는 大川 어린이유괴 살인사건은 아직도 수사의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모두 경찰의 치안능력부족 탓으로만돌릴 수는 없으나 사회분위기가 어딘가 어수선해지고 있다는 점에대해선 경찰이 경각심을 새로이 해야만 한다.또 통계상으로 범죄발생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높아졌는데도 검 거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는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경찰은 민생치안태세를 다시한번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우리가 경찰의 범죄통계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7월과 8월들어 검거율이 뚝 떨어지고 있는 점이다.올 상반기만해도 검거율이93%였던 것이 7월에는 89.9%,8월에는 85.9%로 떨어진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유별난 더위때문에 경찰의 예방활동도 이 기간중 느슨해졌던 탓일까.시기적으로 볼 때 그보다 더 결정적 원인은 경찰력이 시국치안쪽으로 몰린 탓이 아닐까.金日成조문파동,남총련학생들의 집회와 시위,최근의 범민족대회등 각종 시국사건에 경찰 력이 대거 동원된 것이 7월,8월의 범죄발생률을 높이고 검거율은 떨어뜨린게 아니냐 하는 것이다.
물론 시국치안도 중요하다.그러나 시국치안에 경찰력이 몰려 민생치안을 소홀히 한다면 멧돼지 잡으려다 집돼지마저 놓치는 결과가 된다.경찰이 주력해야할 것은 역시 민생치안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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