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찰.경수로 연계 공방-북미회담 추궁 외무통일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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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측으로부터 北-美 3단계 회담 결과를 보고받기 위해 17일 열린 국회 외무통일위 간담회에서 與野의원들은 회담의 성과는평가하면서도 특별사찰 관철방안등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적지않은 의구심을 표명했다.
또 외무부측이 韓-美사이의 완벽한 공조체제를 강조했음에도 의원들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의원들은 특별사찰에대한 北-美의 입장이 다른 점등 나름의 「증거」를 제시하면서 정부의 각성과 긴장을 촉구했다.의원들은 이번 합 의에도 불구하고 장기화될지도 모를 北-美협상에 대비해 韓-美간 공조체제를 재정비해야 하며,한반도 주변 열강의 南北韓 교차승인이라는 새로운 현실이 닥칠 것에 대비해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입을 모았다.
그러나 경수로 지원문제와 관련해서는 의원들의 생각이 달랐다.
우선 특별사찰등을 통한 北韓의 핵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은 어렵다는 정부 입장에 대체로 동조하는 의원들이 많았다.民自黨의원들과 李鍾贊 새한당대표(서울 鍾路)는 이쪽이었다.
반면 南宮鎭의원(전국구)등 일부 民主黨의원들은 특별사찰과 연계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즉 통일비용 부담차원에서 北韓의 경수로 건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날 간담회에서 朴健雨 외무차관은 北-美 합의 성과는 결국「우리(정부)것」이라고 주장해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그는『北-美합의 발표문은 그간 우리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외교적 해결 노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朴차관은 또 韓-美 공조 가 문제시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듯 이렇게 선수를 쳤다.
『회담에서 美國은 그동안 韓-美간의 긴밀한 협의를 토대로 경수로 지원문제에 대한 입장을 제시했다』『美측은 北-美 관계가 진전되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南北대화의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고에 대해 의원들은 수긍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金東根의원(民自.전국구)은『특별사찰에 대해 美國의 갈루치 차관보와 우리측은 北韓이 이를 수용한 것처럼 밝힌데 반해 北韓 姜錫柱 외교부부부장은 이를 인정한 적도,인정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며『정부가 성과를 주장하는데 무슨 성과를 말하느냐』고추궁했다.
朴定洙의원(民自.金泉-金陵)도『北-美 합의를 보면 北核의 현수준 동결에 치우친 인상이고,과거 규명은 사실상 어렵게 된 것같다』면서『우리 입장을 반영시키는 韓美공조가 아니라 美國 결정을 우리가 뒤늦게 수용하는 공조가 아니냐』고 따졌 다.
李鍾贊대표도『北-美 합의서가 교환되던 지난13일 朴寬用청와대비서실장.鄭鍾旭외교안보수석은 휴가를 떠났고,韓昇洲외무장관은 유럽순방길에 올랐는데 회담 진행과 관련해 美國과 수시로 협의했다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경수로 지원과 관련한 물음도 많았다.具昌林의원(民自.전국구)은 3조2천억원 정도가 소요될 한국형 경수로 건설 지원을 위한재원마련 방안이 무엇인지 따졌다.
朴의원은『핵투명성 확보를 전제로 하되 美國도 참여하는 방안을강구해야 한다』며『美國이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駐韓美軍 주둔비를 삭감하는 대신 그 돈을 경수로 지원비로 쓰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南宮의원은 특별사찰만 가지고는 과거 핵투명성에 대한 1백%규명이 어렵고,우리가 경수로 지원문제로 주저하는 동안 日本등이 선수칠 수도 있으므로 통일의 미래를 보고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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