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휴경지 대리경작 확산-강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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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농.일손부족 등으로 강원도내 농촌에 노는 논.밭이 늘어나자노인회원들이 소일도 하고 용돈도 버는 휴경지 대리경작이 확산되고 있다.강원도내에서 맨먼저 휴경지 대리경작에 나선 곳은 영월군남면연당4리 노인회(회장 金萬壽.70).칠순회 원 50명은 지난 85년 노인정에 모여 장기.바둑.화투놀이를 하기보다 건강도 지키며 보람있게 보내자는데 뜻을 모아 농사에 나서 10년째대리경작을 하고 있다.
첫해는 밭 5백평으로 시작했으나 올해는 밭 2천평을 무상임대받아 옥수수를 심고 구슬땀을 흘리며 가꾸고 있다.金회장은『90년엔 1인당 15만원씩 이익금을 나눠 손자들에게 용돈까지 줬다』며『올해는 2백만원의 소득을 올려 노인회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당4리 노인회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횡성군횡성읍읍상5리노인회(회장 沈龍澤.76)회원 46명도 87년부터『잡초만 무성한 논.밭을 그냥 둘 수 없다』며 마을앞 휴경지 3백평에 왕골을 심었다.이듬해인 88년부터는 횡성군에만 19 개 노인회(회원 6백64명)로 확산됐다.이에 따라 금년엔 횡성군내 대리경작면적이 2만5천평에 이르고 있다.
도내 노인회중 가장 활동이 활발한 곳은 횡성읍읍상5리 노인회.지난해 노인정 부근 논 1천5백평에 벼를 심어 쌀 27가마를생산,2백만원의 수익을 올려 노인회 기금을 마련했다.
沈회장은『올 예상수익금 1백10만원으로 관내 중.고생에 게 장학금을 줄 계획이며 그동안 대리경작으로 모은 기금 3백만원을들여 마을 안길 70m를 포장하겠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이같이 노인회의 노는 땅 대리경작 붐이 일자 화천군은 노인복지시책으로 91년부터 노는 땅을 이용,노인농장을 운 영하고 있다.
화천군은 첫해 상서면부촌리 노인회(회장 張四奉.63)등 5개노인회 2백71명의 회원을 참여시켜 1만1천평의 휴경지에 들깨.콩.율무 등을 재배,7백만원의 소득을 올리게 했다.92년엔 19개 노인회로 늘어났고 올해는 46개 노인회중 38개 노인회1천5백32명이 8만8천평의 노는 땅을 노인농장으로 가꾸었다.
[春川=卓景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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