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소설 별을 쥐고 있는 여자 작가 김순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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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남편에게 폭행당하며 바보처럼 살아온 세월을 글로 공개한다는것이 쉽지만은 않았어요.하지만 지금까지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자신감이 글을 쓰게 하더군요.』 자전적인 소설『별을쥐고 있는 女子』로 많은 주부들의 공감과 연민을 사고 있는 金淳知씨(45)는『속마음 깊은 곳까지 원고지에 옮기며 눈물도 펑펑 많이 쏟았다』고 털어놓는다.
뮤지컬 배우.드라마 작가.한국화가 등 예술방면에서 다양한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金씨가 가정폭행의 피해자라는 사실은 매우 의외다.화려하다면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가무단과 서울시립가무단 단원,색동회 주최 전국동화구연대회금상 수상,방송리포터,TV드라마『생인손』『만남』의 작가,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입상등 팔방미인으로 이름을 날린 그녀지만『그 모든게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세아들과 먹고 살기 위해 억척같이매달린 고통의 산물』이라고 고백한다.
『지난해 북경 中國畵연구원에 유학갔을 때 손금보는 할아버지로부터 왼손 약지밑에 별을 쥐고 있어 원하는 일을 모두 이룬다는얘기를 들었어요.하지만 여인으로서의 삶은 실패한 것을 보면 神은 공평한가봐요.』 책 발간후 많은 주부들과 여성단체로부터 격려를 받았다는 그는『남자들 자신이 아내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는 남편인지를 생색내기 위해 내책을 선물한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며 웃는다.
남편과 이혼,아이들과도 떨어져 친정어머니와 살고 있는 그는『홀로서기까지 굉장히 힘들었어요.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고 매달려 뭔가를 이뤄 냈을 때의 기쁨은 말할 수 없지요』라며『제 책도 남편의 폭행보다는 적극적인 삶에 초점을 두고 읽혀졌으면 한다』고 덧붙인다.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자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자는 제의를 받고 있지만『지금은 한국 최고의 화가가 되는게 유일한 목표』여서 사양하고 있다고 한다.
〈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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