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65)의 심장이 불안정하다는 과학적·실험적 근거가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음성 분석을 통한 질병 진단을 연구하고 있는 충북과학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 조동욱 교수(정보통신과학과·49)는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테이블에 앉은 김 위원장의 목소리를 비교·분석한 결과 "심장상태가 불안정한 형태의 포먼트(Formant) 패턴을 나타냈다"고 17일 밝혔다.
포먼트는 1초간 특정음의 진동 분포로 김 위원장의 목소리는 심장과 밀접한 관련있는 제2구간(혓소리)의 포먼트에서 비교적 일정한 형태를 띠는 정상인과 달리 복잡하고 불규칙한 상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특히 "김 위원장의 심장상태가 7년 전에 비해 다소 안정된 상태이나 여전히 심장이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김 위원장이 그동안 의료진으로부터 심장병 치료를 받았거나 담배를 끊는 등 스스로 건강관리에 신경을 썼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의 음성파형을 분석한 결과 높낮이가 2000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기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4일 배명진 교수(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의 "김 위원장은 7년 전보다 노쇠했거나 아니면 환자인 상태라고 볼 수 있다"는 의견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조 교수는 "동의보감 등 한방원전은 심장이 좋지 않은 환자의 경우 ㄴ, ㄷ, ㄹ, ㅌ 등 설음(舌音·혓소리)이 불명확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목소리를 비교·분석해 오는 10월 말까지 신장이상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실 김봉현 연구원(33)은 이번 연구는 ▲피실험자 선정과 집단군 구성 ▲설음으로 구성된 녹음자료 수집 ▲디지털 변환과 포먼트 분석 ▲피실험자 집단군별 비교·분석 ▲음성과 심장질환과의 상관성 규명 ▲김정일 위원장 음성 녹음 ▲포먼트 분석과 상관성 이론과 비교 등의 연구방법을 사용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한의학적 진단 이론을 기반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한의학적으로 심장과 혓소리(설음)가 관련 있다 ▲음성학적으로 혓소리는 ㄴ, ㄷ, ㄹ, ㅌ과 관련 있다(우리말 자음체계) ▲혓소리는 제2포먼트와 관련 있다(음성학) 등을 기반으로 음성을 통한 심장 질환에 대한 유무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2005년부터 산업자원부가 국가핵심과제로 지정한 4개 중 하나로 추진한 음성만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음성 분석방법을 지난해 10월 구현했다.
현재 경희대 한방병원과 협력해 환자의 상태와 목소리를 조사하고, 건강검증센터의 연구결과를 비교·분석해 음성분석 기기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조 교수는 앞으로 연구개발을 거친 후 상용화 적합한 업체를 찾아 상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옥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