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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으로 남북관계 개선' 통일 후 부담 줄일 최선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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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0월 9일자 28면에 실린 ‘경협 확대가 남북 관계 개선 최선책’이란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귄터 페어호이겐 유럽연합(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다른 체제에 살고 있더라도 경제협력을 통해 같은 민족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다며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남북경협의 확대가 최선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 접촉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독일 출신의 저명인사가 주장한 내용이기 때문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페어호이겐 부위원장은 북한 경제를 끌어올려, 양측의 경제 격차를 줄여야 통일 뒤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북한의 경제 격차가 동·서독보다 훨씬 큰 현실을 고려할 때 경협을 통한 남북 간 격차 줄이기는 내실 있는 통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본다.

양측의 격차가 분단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면 다행이지만 설령 이에 못 미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남북경협의 물꼬가 본격적으로 트이면 이후에는 잘 풀려나가리라 믿는다. 이미 남북 간에는 많은 경제협력사업이 이뤄졌고 또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남북이 좀 더 안정적으로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환경, 즉 인프라를 구축해 줘야 하는데 그 구축 방안에 대해 남북 정상이 합의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가 남다르다. 사실 이번에 남북이 공동선언을 통해 밝힌 협력의 내용은 규모가 방대한 데다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측의 지속적 실천의지다. 아무리 훌륭한 합의라 하더라도 지키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남북한의 성실한 합의 이행을 기대한다.

우성민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