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상하이로 후쿠오카로~ 바다 위 '환·상·특·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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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여행’하면 언뜻 타이타닉과 같은 화려한 유람선을 떠올리게 된다. 코발트 빛 바다를 유유자적 미끄러지며 낮엔 작열하는 태양 아래 배 위에서 수영하고 밤이면 노을을 조명삼아 수트 차림에 파티를 즐기는 모습….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저 영화 속의 한 장면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국내여행을 하듯 크루즈를 즐길 수 있다. 내년부터 부산에서 출항하는 로얄 캐리비안 랩소디호가 크루즈 여행의 꿈을 현실로 만든다.

내년 4월부터 국내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굳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이 운행하는 ‘랩소디호’가 내년 4월 16일부터 부산을 출발해 중국··일본을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단기 한중일 크루즈 운항을 시작한다. 7만8000여t의 로얄 캐리비안 랩소디호는 아시아를 운항하는 유람선으로선 전례 없는 큰 규모다. 기항지는 일정에 따라 제주를 비롯해 상하이와 후쿠오카,고베,요코하마 등이다.

일반적으로 1년 단위로 스케줄을 잡는 크루즈는 여름에는 알래스카, 겨울에는 동남아를 순회한다. 1년 중 가장 날씨가 쾌청한 4~5월에 한·중·일을 돌게 되는 이번 크루즈 일정은 짧게는 4일부터 길게는 8일까지다.
  
뷔페·뮤지컬·암벽등반 등 즐길거리 다양
오전 8시, 당신이 아직 침대에 누워 게으름을 피우는 사이 배는 이미 닻을 내리고 있다. 그곳은 상하이, 혹은 후쿠오카일 수도 있다.
오전 9시, 뷔페식당에서 바다를 보며 우아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배에서 내려 이국의 도시여행을 즐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뭘 먹어야 할지 딱히 정한 게 없다면 배에서 마련한 기항지 투어 프로그램(유료)을 이용할 수도 있다. 단체로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별다른 준비 없이도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편안하게 현지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저녁 6시, 배로 돌아와 즐기는 정찬식당에서의 코스 요리는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여행하는 내내 같은 테이블에 앉아 같은 웨이터의 서비스를 받게 되는데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3일이 지나면 손님의 음식 취향까지 파악하는 웨이터가 친구인 양 정겹다.
저녁식사 후의 공연관람도 빼놓을 수 없다. 매일 저녁 극장에서는 뮤지컬·오페라아리아·마술쇼 등의 공연이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펼쳐진다.
나라 사이를 이동할 때 하루 정도는 선상 일정으로 짜인다. 선상 볼룸댄스강좌 및 암벽등반 체험도 크루즈 이용객만의 특권이다. 시간대 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다 보면 종일 배 안에 있어도 지루하긴 커녕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크루즈는 흔히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특급 리조트로 표현된다. 휴양지의 여느 리조트처럼 음료나 주류를 제외한 선상의 식사는 모두 무료로 제공되며 24시간 룸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기항지 당일 투어와 스파 시설을 제외하면 모든 부대시설 이용료가 크루즈 승선비에 포함돼 있다. 일단 배에 오르면 시간이나 금전적 제약 없이 황금같은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지상의 리조트를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할 수도 있다.

크루즈는 선상 유람 자체로도 매력적이지만 도시나 나라 사이를 이동할 때 시간과 수고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경유지마다 짐을 풀었다가 꾸리고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 여행의 부담을 반감시키고 여유를 선물한다. 크루즈가 웰빙시대 새로운 여행수단으로 순항하고 있다.

프리미엄 이송이 기자 song@joongang.co.kr
사진제공=롯데관광

롯데관광 크루즈 상품은…
객실타입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부산에서 5월에 출발하는 크루즈 상품이 3편 더 마련돼 있다. 예약은 10월 말~11월 초. 원하는 날짜에 예약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또 부산 출발 한·중·일 크루즈가 출항하기 전인 겨울 시즌(12월 20일~3월 27일)에는 홍콩과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을 경유하는 동남아 크루즈도 8편 운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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