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CSL 캐럴 완 부장 "한국 이통사는 서비스 대신 신기술 경쟁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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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1위 이동통신회사 CSL의 캐럴 완(사진) 브랜드 마케팅 부장은 "홍콩에선 소비자가 값싸고 품질 좋은 휴대전화 서비스를 마음대로 골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CSL만 해도 저소득층용인 '초저가 선불요금제'부터 최상층용인 '프리미엄 요금제'까지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다.

완 부장은 "최상위 상품인 '1010 요금제'는 일반 고객과는 다른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음악이나 무선 e-메일, 온라인 뱅킹, 모바일 TV 등의 부가 서비스를 우선 지원하고, 별도의 핫라인 고객 콜센터와 영업센터를 운영하고 있단다.

홍콩은 '휴대전화 천국'으로 불린다. 세계 최저 수준의 이동통신 요금 덕분에 휴대전화 가입률이 130%를 넘는다. 이동통신 사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거의 없어 무한 경쟁이 벌어진 결과다. 이에 대해 완 부장은 "700여만 명에 불과한 홍콩 인구를 놓고 4개 회사가 과열 경쟁하다 보니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과열 경쟁 덕분에 당장은 요금이 내려가서 좋지만, 이통사들이 차세대 고품질 서비스 개발을 등한시하게 되면 결국 손해볼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완 부장은 한국에 대해 "이동통신 회사들이 고객 서비스 경쟁보다 신기술 경쟁에 너무 치우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 고객은 비싼 돈을 내면서 첨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한국 업체들도 홍콩처럼 기존 투자에 대한 회수를 충분히 한 뒤 차세대 서비스를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 차진용(팀장).이원호(홍콩), 이나리(일본), 김원배(영국.프랑스.독일), 장정훈(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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