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현장>커피 카피 코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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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닳고 닳은 사랑놀이가 아닌 일하는 모습으로,그동안 OL여성을 그린 코믹멜로영화와 차별을 이룬다.』 27일 광릉수목원과 한남대교에서 심야까지 이어진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후반기작업에들어간 김유민감독의 『커피 카피 코피』의 슬로건이다.
유능한 광고회사의 여성 광고기획가가 성적희롱과 인사처리에 불만을 품고 회사를 뛰쳐나와 광고대행사를 차리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대성공을 이룬다는 이 영화는,기존관념을 뒤집는 내용 때문에동원하는 소품과 로케장소도 색달라야 한다는 숙제 를 안고 촬영에 돌입했다.여성 주인공 강지수역엔 톱모델 진희경이,상대역의 광고계 실력있는 PD 오기찬역엔 한창 부상중인 신예 김병세가 열연,출발부터 가장 어울리는 캐스팅 커플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이런 성가는 실제 촬영장에서 유감없이 발휘돼 둘 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스태프의 요구를 한발 앞서갔다는 후문이다.지난 주에 촬영한 부분은 강지수가 화장품광고의 대히트에 이어 전자회사의 광고수주를 위해 또 다시 기발한 광고카피를 구상하는 장면. 진희경은 노랑머리에 짙은 아이 새도,길다란 마스카라를 하고 CF촬영현장에 나타나 광고주의 시선을 끈다.옆에서는 오기찬이 전자회사 중역을 꼬드기며 모종의 메시지를 강지수에게 수시로 전한다.그러나 그들의 공들인 전략은 실패로 끝난다.
전자회사 중역은 광고에는 관심이 없고 식초처럼 신 강지수의 매력에 흠뻑 젖어 있었던 것.
촬영현장의 해프닝도 많았다.지난 6월 태국 푸케트에서 로케 때는 인어모습으로 등장한 진희경이 관광객들에 둘러싸여 환호를 사기도 했다.여기에 단역으로 출연한 탤런트 임현식이 시도 때도없이 웃기는 바람에 비의도적 NG도 숱했다고.
『커피 카피 코피』는 또 영화 속에 일급 CF를 삽입해야 했기 때문에 스타급 단역들이 많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가수 홍서범이 프랑스 유학파 디자이너로 등장하고,양떼를 모는 채시라의화장품광고를 패러디해 만든 광고에서는 개그우먼 서춘화가 돼지떼를 몰며 「귀티나」화장품을 선전,진정키 어려운 폭소를 자아냈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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