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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B-2기 4대 괌 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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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국 공군은 첨단 전략폭격기 B-2기(스피릿) 넉 대를 서태평양의 괌 기지에 배치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잠재적인 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는 데 대한 대응이라고 미국의 공군 전문지 에어포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미 공군은 "미주리주 휘트먼 공군기지에 배치됐던 넉 대의 B-2기가 6~7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로 이동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폭격기는 4개월간 앤더슨 기지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기존 B-52기의 임무를 대체하게 된다. B-2기와 함께 KC-135 공중급유기도 괌 기지에 배치됐다. 그동안 2~3주마다 괌과 타지역에 순환 배치돼 왔던 KC-135기는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2개월간 연속 주둔하게 된다.

괌은 미국 공군기지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다. 평양은 3800㎞, 베이징은 4500㎞ 떨어져 있다. 평양과 베이징이 각각 7200㎞, 8000㎞ 떨어진 하와이 기지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을 펴기에 유리하다.

괌 기지의 B-2기 배치는 이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중국은 자체 개발한 J-10 전투기와 러시아에서 도입한 Su-27 전투기를 실전 배치하는 등 공군력을 키우고 있다. 러시아는 냉전 종식 이후 중단했던 Tu-95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정기 훈련을 최근 재개했으며, 8월에는 괌 기지 인근까지 날아와 미군을 놀라게 했다.

미군은 이와 함께 내년 중반부터 알래스카에 배치된 최신예 F-22 랩터 전투기 18대를 괌 기지에 전진 배치할 방침이다. 또 앞으로 10년 내에 6척의 항공모함과 해군의 공격 잠수함 함대 가운데 60%를 태평양에 배치할 예정이다.

정재홍 기자

◆B-2 전략폭격기=주날개만 있고 꼬리 날개가 없는 부메랑 모양이다. 복합소재 동체와 전파 흡수 페인트로 인해 전파 반사율이 B-52기의 1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적 레이더 망에 포착되지 않아 '보이지 않는 폭격기'로 통한다. 미사일과 핵폭탄 등을 최대 22t까지 적재, '하늘을 나는 무기고'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화력을 자랑한다. 공중 재급유 없이 1만800㎞까지 날 수 있어 전 세계 어디서든 작전이 가능하다. 2대의 B-2기 1대는 스텔스 기능이 없는 재래식 폭격기 75대의 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 공군이 21대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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