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분규 심각-울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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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현대중공업사태는 파업 한달을 넘기면서 노사간 첨예한 대립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교섭결렬을 놓고 서로 책임을 떠 넘기거나 유인물과 기자회견을통한 상호비방성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비생산적 신경전」은 해마다 분규가 되풀이 되면서 거듭 돼 이젠 씻을 수없는 상호불신으로 자리잡고 말았다.
24일 시한부 교섭이 결렬된 직후 회사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노조가 임.단협과는 별개인 해고자복직 문제를 거론,수용불가 입장을 밝히자 일방적으로 퇴장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반면에 노조는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단협안 포기를 요구하는 회사측의 파행적 교섭태도가 극한대립의 원인이었으며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했다고 공격했다.똑같은 사안을 놓고 노사간 주장이 정반대여서 주변사람들은 어느 쪽이 옳은 지 그른지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다.노사의 감정싸움은 노사가 발행 배포하는「인사저널」과「투쟁속보」등을 들여다 보면 더욱 치열하다.
노조가 조합비를 탕진했다느니,불순세력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느니,회사가 특정인물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회사내 불순세력이 자율타결을 방해하고 있다는 등등.이러한 상호비방은 당연히 교섭진전의 걸림돌이 되곤 하는데 지난 24일 시한부 교 섭결렬 때도유인물 내용을 놓고 노사간에 심한 승강이가 벌어져 시간을 허비하고 대립 감정만 촉발시킨 결과 결국 결렬 사태로 이어졌다.
서로 양보안이 없다며 상대방이 교섭을 먼저 제의,양보해 줄 것을 기다리는 모습은 마치 창과 방패의 한판 승부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창과 방패의 싸움은 어느 한 쪽이 부서지거나 없어지지 않는 이상 승부가 나지 않게 돼있다.
노사가 이러한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대화와 타협.
양보를 통해 오랜 가뭄속 단비 같은 소식을 전해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蔚山=黃善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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